Search

'GDP'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7.16 [경제l경제일반] GDP를 의심하라!

[경제l경제일반] GDP를 의심하라!

사회 2010.07.16 23:56 Posted by NewsInBook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나 수상을 선출하는 선거 공약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이다. 대한민국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대통령 후보 공약에는 집권 기간에 달성할 1인당 GDP 목표가 적혀 있다. 그것도 1번 혹은 2번 공약으로 쓰여 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하기 위한 주요 경제 지표, 정확하게는 경제학의 지표였던 GDP가, 이제는 사람들에게 국부의 기준으로 사용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서 GDP는 절대적인 지표가 되었다.
10년 전 한국 사람들은 국민 1인당 GDP가 2만달러가 넘으면 선진국 국민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민이 열심히 일하고 기업이 계속 성장한다면 GDP가 올라갈 것이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것이 우리가 GDP에 대해 갖고 있는 통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인당 GDP가 올라간다고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에는 한 가지 심각한 맹점이 있다. GDP는 돈을 벌기 위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따라서 GDP에는 사람들이 일을 해서 만들어 낸 총가치 중에서 오직 돈을 벌기 위한 것만 포함된다.
민간 부문의 GDP는 국민들이 사고파는 모든 제품의 가격을 토대로 측정한다.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생산된 제품의 비용을 토대로 측정한다.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생산된 제품의 비용을 토대로 측정한다. 통계학자들은 모든 산업에서 생산한 총가치에서 투입 요소와 원자재의 비용을 제외하고 GDP를 계산한다. 이것은 투입 요소와 원자재의 생산에 들어간 가치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의 각 단계에서 새로 만들어 낸 부가가치만을 더해 GDP를 계산한다. 

다시 말해 GDP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돈을 벌지 않는 일을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자의적이고 잘못된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 없이 가사노동을 하고 가족을 보살핀다. 하지만 가사노동을 가정부나 외식업체에 맡기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 가사노동은 GDP에 포함된다. 그러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하는 가사노동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돈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 역시 가치 있고 생산적이지만 GDP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은 여성차별 때문에 주로 여성들이 한다. 따라서 GDP는 여성들의 경제적 기여를 낮게 평가한다. 이런 허점은 국민경제를 측정하는 데 커다란 문제가 된다. 불행히도 GDP는 순전히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이나 정책 담당자들에 의해 그 중요성이 과대평가되어 있다
 

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치 있는 일은 무수히 많다. 반면 저녁 식사를 방해하는 텔레마케팅, 해로운 약품, 과도한 제품 포장, 무기 생산과 같이 인간의 행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행복을 파괴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일도 GDP에 포함된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숲과 강이 잘 보존되어 있을 때는 GDP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숲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골프장을 짓거나 강바닥을 파헤쳐 골재를 팔면 GDP는 껑충 뛰어오른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가치는 GDP에 조금도 반영되지 않는다.

 

더구나 GDP가 높다고 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성장의 열매가 더 많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2009년 기준으로 IMF가 발표한 1인당 한국의 GDP는 16,450달러이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갓 태어난 아이들도 1년 동안 약 1960만원 정도를 번다는 이야기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한 가정의 연 수입이 7천 8백만원 정도가 되고, 만약 아버지가 혼자서 돈을 번다면 월급이 650만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 기준대로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한다. 학원비, 의료비, 생계비 걱정도 옛날에 없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10년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1/4분기 소득 하위 10% 가구의 월 소득이 5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면에 소득 상위 10% 가구의 월 소득은 1014만원이 넘었다. 하위 대비 상위 가구당 소득이 약 17배가 넘는다. 1인당 GDP는 2010년 세계 37위를 달릴 정도로 높지만, 상위 일부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을 뿐 경제적 측면에서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극히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는 여전히 중요한 경제지표이다. GDP는 돈을 벌기 위해 생산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의미하며 다양한 곳에 중요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능력은 GDP의 크기와 직결된다.

따라서, GDP상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 GDP 통계는, 적절히 관리한다면 인간의 행복 증진이라는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GDP와 인간의 행복은 불완전하지만 양(positive)의 상관관계가 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얼마나 생산하는가와 함께, 생산한 제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가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또, GDP가 의미 있는 수치가 되려면 몇 가지 추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일의 가치는 오로지 인플레이션(inflation) 때문에 높아질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경제는 실질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다. 따라서 화폐 단위로 측정한 명목 GDP와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외한 실질 GDP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이렇게 실질 가치와 명목 가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할 경제 변수로는 임금과 이자율 등이 있다). 경제성장은 보통 실질 GDP의 증가로 측정한다.

 

인구 증가로 인해 GDP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경제가 발전하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가 간 성장률을 비교할 때는 반드시 인구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구 증가율이 거의 0퍼센트인 국가(유럽과 일본)는 실질 GDP가 약간 증가하더라도 생활수준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인구 증가율이 아주 높은 국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GDP를 인구로 나누어 1인당 GDP를 측정한다. 1인당 GDP도 실질치와 명목치로 나타낼 수 있다. 1인당 GDP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GDP 통계는 신중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GDP를 번영이나 행복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GDP에 집착하면서도 그 숫자의 의미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GDP는 규모의 측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규모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조삼모사의 숫자놀음에 정신팔리기 전에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짐 스탠포드 | 안세민 옮김

부키 2010.03.19


이동준 대표기자 (timidbear@naver.com)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