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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5 [지식l역사] 사회가 보수화될수록 패션은 에로틱해진다 - 조선후기 한복의 실루엣 변화


보통 '보수적 사회'라고 하면 여성에게 정숙과 절제를 요구하고, 성적인 어필을 억압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특히 양갓집 규수들이 외출도 마음대로 못 했던 조선시대 후기라면 더욱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통념과는 반대로, 조선 전기에서 후기로 가면서 사회가 보수화될수록 여성 한복은 점점 에로틱한 실루엣을 갖게 된다.

 조선 전기와 후기 여성의 복식. 조선 전기의 상하 1:1 비례, 
 H-실루엣에서 후기 상박하후의 실루엣(기녀의 삼회장저고리)으로의 변화를
극명하게 볼 수 있는 그림. ⓒ소나무

여성의 지위가 남성에 못지 않았으며 외출도 자유로웠던 조선 전기, 여성 한복은 저고리의 길이가 길고 속옷이 단촐해서, 겉보기에는 밋밋했지만 활동하기는 편했다. 하지만 유교가 서민 생활 깊숙이 자리 잡게 된 조선 후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여성은 폐쇄·억압된 사회 속에서 경제권과 독립적 지위를 잃고 남자에게 의존해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활동능력보다는 남자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고 이에 따라 여성의 복식은 이성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도구로 발전하게 된다.
저고리는 작고 몸에 꼭 맞게 변해 여성의 상체를 가녀리고 앳되어 보이게 하고, 풍성한 치마와 대조를 이루어 한층 에로틱한 실루엣을 만들었다. 머리엔 검고 큰 가체(加髢)를 얹어 풍성하게 만든 후 갖은 보석으로 장식했는데, 이 역시 하얀 피부, 가녀린 상체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조선 후기 여성의 가체, 단소화된 저고리.
여성 복식에 에로틱한 면이 강조된다. ⓒ소나무

이러한 실루엣을 내기 위하여 각종 속옷이 발달하게 된다. 즉, 저고리의 길이가 짧아져 허리에 입던 치마도 차츰 가슴 쪽으로 올라가고, 가슴을 더욱 납작하게 만들기 위한 허리띠(아래그림, 좌), 거둠치마(치마를 걷어 올려 속바지를 드러낸 옷)등이 유행한다. 속옷이 겉으로 드러나게 됨에 따라 속옷 바지의 배래선이 곡선으로 변하고, 바짓부리의 아래쪽을 더 곱게 누빈다든가 더 좋은 옷감을 쓰는 등 속옷의 원래 기능을 넘어서 장식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옷으로 발전한다.


여성의 허리띠(가슴 가리개). ⓒ소나무



거둠치마와 장식화된 속옷 바지. ⓒ소나무



여성의 속옷바지. ⓒ소나무


전통적으로 패션은 상층 계급으로부터 하층 계급으로 전파되어 왔다. 서민들로서는 그들이 동경하는 계급의 옷을 부러워하고 따라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조선 전기에는 계층 구별이 엄격해서 신분에 따라 복식 착용이 제한되었지만, 조선 후기에 이르러 경제가 발전하면서 상하 계층의 복식이 혼용되기에 이른다. 이전에 엄하게 제한되던 상층 계급의 복식을 하층 계급에서도 입기 시작한 것이다.

양반층만 입을 수 있었던 삼회장저고리를 기녀들도 입게되었고, 최상층에게만 허용되던 가체는 부유층이 늘어난 조선 중기부터 부녀자들 사이에서 폭넓게 유행하여 후기로 갈수록 그 크기가 더욱 커지게 된다. 특히 조선 후기 여자의 가체는 집 열 채를 호가할 정도로 값이 비쌌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각종 금은보화로 장식한 떨잠, 머리꽂이 등을 장식하여 사치로 인한 폐단이 심했다.

이는 사회 기반 산업인 농업의 발달로 상거래가 활발해지고 경제가 활기를 띠는 과정에서 자본을 축적한 새로운 계층이, 본인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신분 질서로 제한되어 있는 계급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반면에 상향 전파도 동시에 일어난다. 천한 신분인 기녀들의 복장을 상류층도 입게 된 것이다. 사회가 풍요로워지면서 사람들의 미(美)에 대한 욕구도 높아졌다. 동시에, 유교 사회의 보수적 분위기 때문에 생활에 자유가 없었던 양반 계층 여성들은, 별 제재 없이 맘껏 멋을 내며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던 기녀들의 복식을 동경하여 모방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거둠치마이다. 원래 노동을 위해 치마를 걷어 입던 하층 계급의 입음새가 남성들의 시각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로 변형되고, 이것이 다시 상층 계급까지 유행으로 퍼지게 된 것이다.

 

여성 복식에 에로틱한 면이 강조된다. ⓒ소나무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인가

최준식|윤지원|이춘자|허채옥|이강민

소나무 2010.06.25


정다운 기자 (
dawn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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