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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 1위국 핀란드의 전 교육청장, 에르끼 아호 교육을 말하다
개혁에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리더십이 필요... 교사 평가제도에 의존해선 안돼

지난 7월 1일과 2일, 전국에서 새로 당선된 교육감들의 취임식이 열렸다. 직선제가 시행된 이래 두번째로 탄생하는 교육감이다. 지난 임기 교육감이 선거와 업무수행 양쪽에서 비리와 오류를 보여준 사례가 있기에 새 교육감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새 교육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 있는 수험 위주의 학습체제, 학생인권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학력 향상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국과 같은 무한 경쟁사회에서, 공교육을 통해서도 학생들의 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뢰를 쌓지 못하면 사교육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전인교육과 성적향상, 얼핏 보기에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과제이다.

하지만 이 두 마리 토끼를 당연하게 잡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핀란드. 유럽 변방의 작은 나라지만 3년마다 시행되는 PISA(국제학생성취도평가)에서 항상 종합 1위를 놓치지 않는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 의욕도 높다. 특히 놀라운 점은 핀란드 학생들이 상위권 성적을 차지할 뿐 아니라 고득점자와 저득점자의 점수 차도 세계에서 가장 작다는 것이다. 사교육이나 기타 교육 지원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의 격차가 큰 우리나라와는 달리, 핀란드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는 뜻이다. 항상 교육개혁을 말하면서도 십 수 년 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8년 핀란드 교육박람회 EDUCA 현장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20년간 핀란드 교육청장을 맡으며 핀란드의 교육개혁을 주도한 에르끼 아호(Erkki Aho)를 만나보자. 에르끼 아호는 교사로 출발하여 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연구했으며, 1972년부터 1991년까지 핀란드 교육청장을 맡아 핀란드의 교육개혁을 계획하고 직접 실행에 옮긴 핵심 인물이다. 


"우리는 모든 개혁추진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형평성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에르끼 아호(Erkki Aho,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 인터뷰
대담: 안승문(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연구원)
일시 및 장소: 2008년 1월 25일, EDUCA 2008 교육축전 현장(헬싱키 컨벤션 센터)


안승문(이하 안): 우선 에르끼 아호 선생님의 경력을 간단히 말씀해주시지요.

에르끼 아호(이하 아호):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종합학교 교사로 시작했습니다. 그 후 수년간 이봬스킬라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그 후 라하티 시에서 학교 심리사로 근무하다가, 1960년대 중반 헬싱키 소재 국가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종합학교 제도의 시범 실시를 담당했습니다. 그 후 잠시 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 다시 1970년 교육청으로 복귀하여 1973년 국가교육청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중앙정부 개혁이 시작된 1991년까지 교육청장으로 근무하다가 은퇴한 뒤에는 유네스코와 짧은 기간이지만 세계은행 등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했습니다. 지금은 은퇴한 지 오래됐고, 주변 정세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곤 합니다.


안: 핀란드에는 국가 교육 행정기관으로 교육부와 국가교육청이 있습니다. 이 두 기관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호: 교육부는 입법준비, 교육전략 계획수립, 교육연구 개발계획, 교육부문 예산편성을 담당합니다. 교육청은 중앙정부의 전문적인 교육담당기관으로 커리큘럼 및 학습자료의 개발, 교사 재교육 등을 담당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교육부는 정치적 차원에서, 국가교육청은 전문적인 차원에서 명확한 업무분담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두 기관은 긴밀히 협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국가교육청은 계획수립, 예산편성, 전략수립 등에서 교육부를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가교육청이 단독적이거나 독립적인 정책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국가교육청은 본 행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가 차원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인 교육 네트워크의 일부를 구성합니다.


안: 핀란드 학교교육의 목표를 간략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아호: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핀란드 학교교육의 목표는 경제적 측면에서 인력을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덕성, 사회성, 심미적 안목, 윤리의식 등 한 인간의 전반적인 개발을 지원합니다.

또한 교육의 목표가 자국 문화 및 타국 문화를 이해하고 다른 문화 간의 협력을 도모하는 문화적 인간을 기르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문화 간 교류가 활발한 만큼 이 점이 중요합니다. 핀란드는 특히 단일 문화국이어서 타 문화권 사람들, 타 문화를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문화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안: 핀란드에서 해마다 열리는 교육축전인 EDUCA 2008이 있는 날, 핀란드 교육개혁의 산 증인이신 에르끼 아호 선생님을 만나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우선 EDUCA 2008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아호: EDUCA 2008은 핀란드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교육축전이자 현직 교사들을 위한 심화연수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대규모 행사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당히 긍정적인 경험들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갈 것 같습니다.

교사, 학습자료 및 교재를 만드는 출판업자 등이 이곳에서 서로 만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행사는 현직 교사, 연구원, 출판업자, 모든 교육관계자들이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핀란드 곳곳에서 소규모 행사들도 개최되지만 본 행사는 전국 규모의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매우 흥미롭고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지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 행사에서 교사들은 열심히 배우고, 비용 같은 것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불합니다. 이 행사는 계속해서 발전해왔고, 이미 핀란드에서는 전통으로 굳어진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 핀란드가 본격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하게 된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아호: 먼저, 195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핀란드는 농경사회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어, 경제구조면에서 산업 및 서비스부문이 증가하고 농업 종사자는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경제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핀란드 경제가 서방경제에 통합되어갔습니다.

1962년 핀란드가 유럽자유무역연합에 가입하면서 시장은 더욱 개방되었습니다. 우리는 국제 경쟁에서 우리의 능력을 증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교육개혁을 추진하게 된 경제적 측면의 중요한 이유입니다.

둘째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은 모두 형평성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복지국가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 중 하나인 핀란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까지 핀란드의 교육제도는 독일처럼 조기에 인문 또는 직업학교로의 진학을 구분하는 제도였는데, 그렇게 11년의 교육기관을 거치면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양분되었습니다. 이것은 민주적인 제도가 아니었지요. 그래서 좀 더 민주적인 학교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요컨대,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면서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산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 종사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필요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복지국가 건설과정에서 민주주의와 형평성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1960년대 중반에 핀란드 의회가 종합적인 시스템에 바탕을 둔 민주적인 학교제도를 도입해 차별적 교육에서 벗어날 것을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교사들의 미래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구조적인 교육개혁을 단행할 때에는 교사들이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교사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먼저 구 제도 속의 모든 교사들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새로운 제도로 옮겨갈 수 있게 했습니다. 즉, 교육제도의 개혁과 병행하여 교사조직을 개혁한 것입니다. 이렇듯 교사부문에서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로 인해 강력한 단일 교사 조직과 개혁에 대한 협상도 하고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 핀란드 교육개혁 추진 과정의 특징이나 교육개혁을 추진하면서 지향했던 중요한 가치를 든다면 어떤 것입니까?


아호: 핀란드는 1970년대 초반부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중앙집권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국가교육청 및 교육부에서 도입계획을 수립했고, 5년에 걸쳐 핀란드 전역에서 새로운 제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혁은 북부지역부터 시작했습니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개혁이 가장 필요한 곳이 인구가 희박한 북부지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헬싱키는 새로운 제도를 마지막으로 도입한 도시였습니다. 즉, 라플란드지역(북유럽 최북부지역)에서 시작해서 5년에 걸쳐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마지막으로 헬싱키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이죠.

그래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제도를 실시하게 된 때는 1977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중앙집권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다가 전국이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인 뒤로는 의사결정능력을 점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단위 학교, 교사들에게 이양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좀 더 근본적인 사회개혁 및 교육개혁을 단행할 때에는 우선 중앙정부가 주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개혁과정에서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뒤에 점차적으로 의사결정권을 지방자치단체와 학교에 넘긴 것이죠.

그러던 중, 1990년대 초에 핀란드가 매우 심각한 경제불황을 겪게 되었습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이 중요하면서도 심각한 경제불황의 위기를 극복해야 했던 것이죠. 그때 그들은 예산삭감을 비롯해 최상의 조치를 취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시에 국제평가의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좋은 결과를 도출했고 형평성의 가치와 개혁조항들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전반적인 개혁과정의 중심에는 항상 형평성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초기에 중앙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점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단위 학교로 의사결정권을 이양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모든 개혁추진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형평성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안: 핀란드가 추진한 교육개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이나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아호: 먼저, 9년제 종합학교 제도의 도입입니다. 종합학교 제도는 1학년에서 9학년까지의 모든 학생들이 어떤 차별도 없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포괄적입니다. 종합학교는 완전한 무상교육으로, 학생들에게 점심급식과 통학수단 제공은 물론 사회적, 물리적, 심리적 지원 및 상담을 제공하는 등, 진정으로 우리 어린 학생들의 전반적인 발달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종합학교라는 제도는 핀란드 교육성공의 으뜸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수준 높은 교사들입니다. 핀란드에서는 모든 교사들이 석사과정까지 밟기 때문에 교육수준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사들을 믿을 수 있고 평가를 통한 통제나 외부로부터의 통제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이 말은 즉, 교사들이 창의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여유를 갖게 되고, 개인적으로 또는 학교 차원에서 함께 협력하여 해결책을 찾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내년 봄(학년말)엔 또  어떤 평가를 받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점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는 지속적인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혁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형평성, 민주주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매우 견실하고 연관성 있는 목표를 명확하게 수립했고, 국가와 지방 차원, 지역사회와 학교 차원에서 개혁을 추진하면서 이 목표를 일관성 있게 지켜왔습니다. 단순히 오늘날의 핀란드 교육제도만 보고, 우리가 좋은 학교를 갖추고 있고 학교에서 훌륭한 식사를 제공한다는 정도로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 좋은 교육을 위한 토대는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에 걸쳐서 꾸준히 마련되어온 것이고 오늘날의 좋은 결과는 그처럼 오랜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우리는 혁명이 아니라 진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은 항상 과거의 좋은 전통과 새로운 혁신을 접목하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진화적인 발전, 진화적인 과정을 지향한 것이지요. 한편으로 보면, 좀 보수적인 접근법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좋은 전통을 배우고자 해왔으니까요. 이렇게 좋은 전통을 익히고 학교에 적용해보면서 전통과 새로운 것을 접목한 것입니다. 즉, 급격한 변화보다는 전통과 혁신을 함께 추진해왔다는 점이 중요한 요인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히 정치 차원에서의 강력한 합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작은 국가이고 보유자원도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은 모두 여기 우리 머릿속에 있죠. 나라 안에 있는 쓸 수 있는 모든 지적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정당들이 적극적으로 교육개혁을 지원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토의와 논쟁도 있었고 자원이 부족하여 어려움도 있었지요. 하지만 의회 및 정당들 모두가 잘 교육받은 인력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개혁을 지원했습니다.


안: 한 나라의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핀란드의 경험에 비추어, 교사들이 신뢰와 존경을 받는 가운데 책임 있는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아호: 핀란드에서 교직과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깊은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핀란드 교육제도의 역사에 대해 설명드려야 합니다. 우리 핀란드에서는 항상 교사를 존경해왔습니다. 작은 시골도시에서 교사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였고, 도시에서도 초등학교 교사는 대단히 신망받는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에 개혁을 시작했을 때 정치인과 우리 모두는 9년 과정의 종합학교가 교사들에겐 큰 도전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제도의 개혁과 동시에 교사양성제도의 개혁도 단행했습니다. 즉, 1960년대 중반 교육구조의 개혁을 시작할 때, 교사양성제도에 대해서도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교사가 신뢰와 존중을 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교사들이 수준 높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사의 교육수준이 다른 직종 사람들보다 낮다면 이런 존경을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들에게 높은 교육수준을 갖게 하는 것이 첫 번째 핵심 사항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 핵심 사항은 종합학교로의 개혁 같은 교육개혁을 계획할 때, 정치인들이 교원단체와 긴밀하게 협의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사들이 개혁과정에 동참할 의지를 갖게 됐고 교육개혁을 바로 자신들의 개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학교제도를 만드는 데 있어서 교사 자신들도 개인 차원에서 이 과정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느끼게 된 것이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어떻게 하면 교직에 대한 존중과 교사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면, 교육개혁을 계획하는 단계나 교육과정의 개정 또는 학습자료의 개발 등 모든 개혁 추진과정에 교사들의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핵심 사항은 평가제도에 의존하지 않는 것입니다. 평가제도나 통제 수단을 사용하면 교사들의 마음은 항상 평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찰 것이고, 평가결과를 급여와 연계한다면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핀란드에서는 교사들의 급여수준이 충분히 높아야만 교사양성기관(대학)에서 더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모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법과 규제로 교사급여를 결정하지 않고 교사조직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상과 합의를 통해 결정하게 함으로써, 교사들이 자신의 급여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했습니다. 즉, 자신의 급여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참여한 것이지요. 급여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초반에 교육제도 개혁의 초창기에는 정부가 급여를 결정했지만, 교육제도를 개혁하면서 이와 연계하여 교사조직과 지방자치단체의 합의 아래 급여를 결정하도록 바꾸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가능하면 교육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개혁과정에 초기 단계부터 교사들을 동참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교사들이 개혁 추진 과정의 일부가 될 의지를 갖게 됩니다. 이것이 또한 부모들이 안심하고 교사들에게 자녀를 맡기고 교사들이 좋은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신뢰의 바탕이 됩니다. 또, 부모들도 시간 날 때마다 교사들에게 연락하여 자녀에 대해 의논합니다. 정치인들 역시 교사들을 신뢰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학교에 예산을 제공할 때 교사들이 최적의 방법으로 예산을 쓸 것이라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수많은 단계에서 교직 및 교사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게 할 수 있으며,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 긴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핀란드와 한국의 교육자들이 자주 만나고 교류하면서 함께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한울림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아래 책에서 발췌 작성하였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핀란드 교육개혁 보고서

에르끼 아호|까리 핏까넨|파시 살베리|강수돌|심상정 | 김선희 옮김

한울림 2010.05.31


이진의 기자 (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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