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의 유일한 오산, 200년짜리 투자실패
 

당신이 천만원을 기부하려고 마음먹는다면, 돈을 기금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바로 필요한 사람들한테 나누어 줄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천만원을 소년 소녀 가장 돕기에 사용한다면 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도울 수 있다. 하지만 이자를 받거나 주식 투자를 해서 돈의 가치를 불린다면 더 많은 액수의 기부를 할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일까? 벤저민 프랭클린과  줄리어스 로젠월드의 예를 비교해 보자. 


실패로 돌아간 '투자 기부 프로젝트'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위대한 지성으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정치가, 외교관, 저술가, 과학자, 언론인 등 수많은 영역에서 눈부신 업적을 남겼고, 그의 어록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금언으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그가 사용한 노트법까지도 '프랭클린 다이어리'와 같은 친숙한 형태로 오늘날까지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니, 이만한 팔방미인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인간인지라, 실수를 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실패가 드러난 것은 그가 죽고 200년이 흐른 뒤였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특이한 형태의 기부를 했다. 그의 자산 9000달러를 4500달러씩 나누어서 투자를 했다가, 200년이 지난 후 그 이익금을 각각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시민의 미래를 위해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긴 것이다. 요즘도 기부를 하라고 하면 '돕고 싶긴 한데, 지금은 넉넉지 않으니 있는 돈을 불려서 나중에 더 많이 기부하겠다'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벤저민 프랭클린이 이런 발상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그러면 그의 '투자를 통한 장기적 기부 계획'은 실제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200년이 지나면 그가 남긴 선물이 각각 900만 달러 가치에 이를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1990년, 투자 기간이 만기되었을 때 보스턴 시민들이 받게 된 금액은 500만 달러였으며, 필라델피아의 경우에는 겨우 225만 달러에 불과했다. 기대수익에 600만 달러나 못 미치는 액수다. 만약 요즘같은 시절에 펀드 매니저가 이런 투자를 했다면 틀림없이 감봉이나 해고 위협에 시달렸을 것이다. 프랭클린도 그동안 그의 자산을 관리한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투덜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그가 원했던 목표가 성취되었더라도, 과연 오늘날 좋은 일에 사용하는 900만 달러로 얻은 혜택이 그가 1790년에 4500달러로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능가할까?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고려하더라도 1790년에는 똑같은 4500달러로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먼 미래의 큰 돈보다 당장의 작은 돈이 더 효율적이다

"장기적 기증은 즉각적인 필요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힘쓰기에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필요는 너무나도 긴급하고 또 간단하다." 미국 시어스백화점의 사장이며, 줄리어스 로젠월드 기금의 설립자이기도 한 줄리어스 로젠월드의 말이다. 20세기 초반, 그의 재단은 미국 남부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로젠월드가 시어스를 통해 벌어들인 자산의 상당 부분을 지출했다. 로젠월드는 좋은 일에 사용되는 돈은 영구적으로 구속되기보다 가능한 한 빨리 써야 한다고 주장했고, 따라서 로젠월드 기금은 그가 사망한 지 16년만에 그가 남긴 기부금을 한푼도 남김없이 나눠주었다. 

주식투자는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그렇게 모두들 말하는데도, 사람들은 번번이 단타매매에 올인하다가 손해를 본다. 그런 사람들이 유독 나눔과 기부는 장기적으로 하려고 하니 이상한 일이다. 지금 나누는 것과 나중에 나누는 것,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지 답은 이미 나와있다. '하고 싶긴 한데, 나중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나중에 당신이 빌 게이츠같은 부자가 된다고 해도, 지금 당신이 작은 돈으로 도울 수 있는 인연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도 그렇고, 이별도 그렇고, 세상의 중요한 일이 거의 모두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박애 자본주의

매튜 비숍|마이클 그린 | 안진환 옮김

사월의책 2010.07.10

민혜영 기자 (mumu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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