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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별로 공략하는 자전거 선택 가이드
나도 '자출족' 해볼까? 각양각색 자전거, 알고 고르자

건강과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는 취미인 자전거가 여전히 인기다. 지난 7월 18일, 서울에서는 ‘2010 하이서울 자전거대행진’ 행사가 열렸다. 광화문에서 올림픽대로까지, 자전거로 서울 중심을 가로지르는 이 행사에는 5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자전거 보급에 열심인 것은 서울시만이 아니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245㎞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고, 네이버에서는 기존의 길찾기 서비스에 ‘자전거길찾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쯤 되면 초등학교 시절 이래 자전거라곤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도, ‘나도 한번…?’하는 마음이 들 법하다. 더구나 자전거는 한번 배우면 타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오랫동안 타지 않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다름아닌 자전거 구입이다. 그냥 적당히 키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고 생각하다가, 막상 자전거를 고르려고 보면 어찌나 종류가 많은지 깜짝 놀라게 된다. 가격은 더 천차만별이다. 7~8만원 짜리서부터 수백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가형 제품까지 다양하다. 추천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다 다르다. 결국 자전거를 사겠다고 마음을 먹고도, 몇 주씩 쇼핑몰만 클릭하며 허송하기 일쑤이다.
내게 맞는 자전거,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스타일리시한 라이딩’을 주장하는 자전거 전문기자 장치선 씨의 글을 통해 알아본다.

내게 맞는 자전거, 용도부터 따져라
자전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용도다. 그러고 나서 가격, 자주 이용하게 될 도로의 상태, 휴대성, 디자인 등을 고민하면 된다.

안전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MTB
산길과 같은 거친 도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데는 MTB(산악자전거, Mountain Bike, Mountain Terrain Bike)가 제격이다. 거친 길을 달리려면 바퀴가 굵고 림이 튼튼해야 하고, 타이어가 돌 사이에 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몸체를 구성하는 튜브들도 굵직해야 한다.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충격 여과 장치를 튜브에 덧붙일 수도 있다. 자동차의 서스펜션을 생각하면 되는데, 당연히 서스펜션을 갖춘 자전거가 서스펜션이 없는 자전거보다 비싸다. 서스펜션이 있는 자전거를, 풀서스펜션(풀쇼크) MTB라고 부르고, 서스펜션이 없는 자전거를 하드테일 MTB라고 부른다. 험한 산길에서는 풀서스펜션 MTB가 유리하다.
MTB도 등급이 있으며, 보통은 프레임과 부품의 등급으로 단계를 나눈다. 이때 주로 쓰이는 부품은 일제 시마노 제품인데 흔히 그 이름을 따서 '~급 MTB'라고 부른다.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알투스<아세라<알리비오<데오레<엘엑스<엑스티<엑스티알이다. 엑스티알이 최상급이라는 얘기, 데오레 급 이상부터 27단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SRAM사의 구동 부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데오레 급 MTB의 가격은 70만 원대에서 시작해 수백만 원에 이른다.
MTB는 초반부터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자전거다. 산이나 험한 언덕길을 견디기 위해서는 프레임이 가볍고 강해야 하고, 기타 부품도 내구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목숨과 직결되는 사안이니만큼 안전을 위한 투자는 필수다.

도시 주행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MTB
초보자에게는 하이브리드 MTB도 적당하다. 하지만 MTB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산악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반적인 MTB보다 타이어도 얇고 몸체를 이루는 튜브도 날렵하다. 산악 지형보다는 도시 주행에 더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모양이 산악자전거처럼 생겼다고 산길을 달렸다가는 금세 망가지기 십상이다. SUV 자동차가 2륜 구동으로 험난한 산악길보다는 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이 된 것과 비슷한 원리다. 


알톤사의 하이브리드 자전거 RTC BETA-T ⓒ알톤

장거리에는 본격 여행용 자전거
MTB나 로드바이크, 미니벨로 모두 여행에 적당하다. 하지만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을 하려면 훨씬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장기간 여행에 적합한 자전거는 사이클로크로스(Cyclocross)나 투어링 바이크다. 사이클로크로스는 말 그대로 산악 주행이 가능한 자전거로, MTB 몸체에 각종 로드바이크의 부품을 섞은 것이다. 속도를 내면서도 충격에 강한 여행에 적합한 자전거다. 장비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한 자전거를 원한다면 투어링 바이크가 좋다.

스피드를 즐기고 싶을 때는 로드바이크
자전거로 속도를 즐기고 싶을 때는 당연히 로드바이크다. 몸체를 이루는 튜브가 탄소나 알루미늄 소재라서 날씬하며, 당연히 가볍다. 타이어도 공기 튜브가 아닌 튜블라 타이어를 쓴다. 림에 붙은 스포크도 몇 가닥 되지 않는다. 모든 부품이 마치 '가벼워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부품을 이루는 재료도 흔한 철이 아니고, 제작을 할 때에도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가격은 당연히 비싸다.
로드바이크도 산악용과 마찬가지로 프레임과 부품 요소로 등급을 나눈다. 시마노 등급을 나열해보면, 소라<티아그라<105<울테그라<듀라에이스 순이다. 최근에는 소라 급보다 한 단계 아래의 입문 레벨도 나왔다.

가벼운 동네 나들이에 어울리는 '마실용' 자전거
요즘엔 자전거를 이용해 장을 보는 아줌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중년층 여성들은 몸을 앞으로 숙이는 MTB가 불편하다.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펴고 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험한 길을 달릴 필요도 없고 스피드를 낼 필요도 없다. 치마를 입고 편하게 타도 체인에 말려 들어가지 않고 기름이 묻지 않도록 체인에 커버가 붙어 있는 것이 좋다. 물이 고인 곳을 지나가도 옷에 물이 튀지 않도록 견고하게 생긴 흙받이가 앞뒤로 장착되어 있는 것이 편리하다. 시장에서 산 가벼운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바구니를 달기도 한다. 


알톤사의 싱글즈2607. 바구니가 달려 있다. ⓒ알톤

예쁘고 가벼운 미니벨로 고르기
자전거를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면 미니벨로가 적합하다. 승용차 트렁크에 자전거를 넣으려면 자전거 바퀴의 지름이 20인치를 넘으면 안 된다. 물론 승용차가 대형이라면 26인치 크기의 접히는 자전거도 들어가지만 일반 승용차라면 20인치 이하의 모델이 적합하다. 또 승용차의 폭은 대개 1미터 70센티미터를 넘지 않기 때문에 반으로 접히는 자전거가 편한데, 일반 자전거에 비해 경첩이 있어서 조금 무겁다. 미니벨로의 무게는 9~15킬로그램인데, 가벼울수록 비싸다. 미니벨로는 귀엽고 깜찍한 모델이 많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앞뒤쇽(충격 완화 장치인 서스펜션을 쇽 또는 쇼크라고 하는데, 앞과 뒤에 달릴 경우, 흔히 '앞뒤쇽'이라고 부른다)이 달린 미니벨로도 있긴 하지만, 무게가 더 나가서 휴대가 불편하다. 

 
작은 바퀴와 가벼운 무게가 특징인 미니벨로. 사진은 아팔란치아의 R2000. ⓒ삼천리자전거
 
내 몸에 맞는 자전거 찾기
어떤 자전거를 구입할지 결정했다면 이제 자전거를 내 몸에 맞춰보는 일이 남았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거나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게 정석은 아니다. 자전거를 주문하기 전에 먼저 오프라인 자전거 전문 매장을 방문해서 원하는 종류의 자전거를 죄다 타보기를 권한다. 창피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 몸에 자전거를 맞춰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보는 것과 '몸에 맞춰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안장에 앉았을 때 몸이 불편하다면 체형과 자전거의 구조가 잘 맞지 않는 경우다. 초보자들은 '원래 처음엔 이런 거겠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매장 직원에게 안장의 위치나 각도 조절법, 핸들의 위치 등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제대로 고를 수 있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고 자신의 몸에 직접 맞춰보는 일은 특히 레저용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필요하다. 단골 가게를 하나 정해두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도움을 받고, 수시로 자전거를 점검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러면 자전거를 구입할 때 최종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보자.

-안장에 걸터앉았을 때 양다리가 지면에 닿을 정도의 높이가 적당하다.

-핸들을 잡았을 때는 몸이 약간 구부린 자세가 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스틸보다는 가벼운 알루미늄 합금이 인기다.
-제품을 고른 뒤에는 도금이나 도장이 벗겨진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설명서와 보증서를 꼭 받아둬야 나중에 A/S를 받기 쉽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집과 가까운 곳에 A/S를 받을 만한 곳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구입한 뒤 1개월이 지나면 나사 풀림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제때 점검을 받아야 한다.
-브레이크 와이어는 2년에 한 번은 꼭 교환해주어야 한다.
-인터넷 중고숍에서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볼 위험이 있다. 같은 기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사양을 낮춘 자전거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구입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직거래를 해서 자전거 상태를 직접 살펴보는 것이 좋다.
-A/S 유무를 잘 따져보자.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자전거를 많이 판매하고 있다. 수입 자전거도 꽤 많이 팔고 있는데, A/S 유무를 잘 살펴봐야 한다.

싼 것이 상책은 아냐... 관련용품 구입비도 예산에 넣어야
자전거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가격 고민부터 시작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초보자라고 해서 예산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안 된다. 무턱대고 고가의 자전거를 사라는 건 아니지만, 초보자에겐 좋은 자전거가 큰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자전거의 가격은 십만 원대에서부터 무려 수천만 원대까지 생각보다 차이가 크다. 일단 자전거 프레임이나 구성 부품의 재질, 무게, 내구성, 브랜드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프레임은 반영구적인 부품이고,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 등은 소모품이다. 짠돌이 고수들은 기본 부품을 갖추고 나서 나머지 부품들은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한다. 프레임을 좋은 것으로 구입하고 나머지 부품들은 이에 맞춰 하나씩 구입하는 식이다.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관련용품 구입비도 책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해서 돈이 줄줄 새는 기분이 든다. 안전 장비나 필수 공구 구입비도 반드시 미리 책정해놓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전거와 오랫동안 사랑에 빠지려면 이런 초기 비용에 인색하지 말라고 귀띔한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장치선

뮤진트리 2009.10.22


이진의 기자 (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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