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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7 [정치/사회l환경] 유기농 음식이 오히려 비만을 만든다.

 

주변을 둘러보면 유기농 상품으로 가득하다. 유기농 쌀,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기저귀까지, 유기농은 이미 한때의 유행을 넘어 건강한 삶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유기농을 좋아하는 것은, 유기농 제품을 이용하면 우리 몸도 건강해지고 좋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런 기대를 부수는 보도를 했다.
(원문:http://www.asahi.com/health/news/TKY201006240272.html)

『“건강에 좋다는 인상을 주는 「유기농 식품」을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비만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의 미시간 대학교 연구팀이 이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학생 114명에게, 일반 과자와 유기농 밀가루와 설탕으로 만든 과자의 영양성분표시를 보여주고, 열량의 많고 적음을 7단계로 평가하게 했다. 실은 양 제품의 열량은 같았다. 그러나 유기농 과자의 평가가 평균 3.94점으로 일반 과자의 5.17점보다 낮았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지속적으로 조깅을 하는 여대생들 역시, 유기농 디저트를 먹으면 마치 디저트를 먹지 않은 것 같이 “오늘은 뛰지 않아도 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결국 유기농에 대한 사람들의 지나친 환상이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많은 유기농 제품들이 앞세우는 '무공해', '친환경’ 같은 캐치프레이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기농이 정말로 공해가 없고 친환경적일까?

언뜻 생각하기에 유기농의 정의는 간단하다. 「환경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이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오늘날 농촌에서 천연 퇴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옛날에는 집안에 거름더미를 만들어두고, 여름엔 벤 풀과 함께 인분(人糞)을 섞어서 퇴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힘든 일을 할 사람이 없다.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면서 천연 퇴비의 주원료인 인분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결국, 대량생산된 퇴비를 쓸 수밖에 없는데, 보통은 목장ᆞ양돈장ᆞ양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축 분뇨와 대도시의 음식물 쓰레기가 주원료다. 그런 원료에 발효제를 넣어서 급속 발효를 시키기도 하고, 지렁이를 사용해서 부식토(腐植土)를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품질이다. 옛날에 사용하던 퇴비처럼 ‘천연’ 제품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축 분뇨를 재료로 한 퇴비에는 목장이나 양계장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항생제가 들어 있을 우려도 크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환경과 인체에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완벽한 유기농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화학비료가 발명되기 전, 인류는 1만 년 이상 유기농에만 의존해왔다. 유기농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농작물의 수확량이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유기농에만 의존하던 동안에 지구 상의 인구가 6억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유기농이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재배하는 농작물은 대부분 지극히 인공적인 수준으로 변형되어 있다. 우리가 만들어놓은 농경지도 자연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65억 명의 사람이 사는 상황 자체가 지극히 비(非)자연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나친 화학농업도 문제지만, 유기농에 대한 지나친 환상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이덕환의 과학세상

이덕환

프로네시스 2007.12.20

 조애리 기자 (joaeri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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