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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8 [노하우l수험/수능] 하루 9시간 자야 서울대 간다

하루 9시간 자야 서울대 간다.
 

3당4락이라는 말이 있다. 3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90년대만 해도 4당5락이었는데 어느새 또 한 시간이 줄어 3당4락이 되었다. 잠을 적게 자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한국에만 있는 한자숙어. 

정말 맞을까??

잠은 인간의 생리현상이므로 의사들이 제시하는 기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10대 후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할 때, 미국 의사들은 평균 9.3시간, 한국의 의사들은 9시간을 적정 수면시간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말은 아홉 시간을 자면 좋다는 뜻이 아니라 10대 청소년들은 그 나이때에  아홉 시간은 자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즉 집에서 일곱 시간만 잔 아이들은 학교에서 부족한 두 시간 분을 보충하게 되어 있고, 다섯 시간만 잔 아이들은 나머지 네 시간을 어떤 형태로든 자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같은 수면이라면 조바심에 시달리며 꼬박꼬박 졸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두뇌가 활동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은 수면 시간에 달려있다. 9시간 잔 학생이 한 시간 동안 공부할 양을 4시간 잔 학생은 2시간 이상 공부해야 그 양을 채울 수 있다. 적게 자면 그 만큼 두뇌 효율을 반으로 떨어 뜨리는 것이다. 무조건 책상 앞에 앉는 시간만 늘리려고 진짜 효율적인 휴식 시간을 깎아내기보다는, 자고 싶은 만큼 푹 자는 것이 정말 ‘경제적’ 수면이다.

의학적으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죽는다고 한다. 밥을 먹지 않고는 20일, 30일도 살 수 있지만 잠을 자지 않고는 일주일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니 잠은 인체에 그만큼 치명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인간은 어떤 형태로든 잠을 자게 되어 있다. 누워서 자지 못하면 앉아서 자고 앉아서 자지 못하면 서서라도 잔다. 스스로 불면증이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실은 무의식중에 짬짬이 졸고 있으면서 자기는 자지 않는다고 믿는 것뿐이라고 한다.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공부한다는 사람이 있지만, 실상 대부분은 네 시간은 누워서 자고 나머지 네 시간은 일과중에 짬짬이 나눠 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많다. 밤늦게까지 학원 다니고 새벽에 잠이 덜 깬 상태로 학교에 와서 아침에 졸고 밥 먹고 나서 졸고 종일 그렇게 비몽사몽 자다 깨다를 반복하거나, 심한 경우 아예 학교에서는 엎드려 자고 공부는 학원이나 한밤중의 자습으로 해결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 대부분이 자기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몸이 천근만근이었으니 죽도록 노력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잠을 안 자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잠을 비효율적으로 자기 때문에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힘은 힘대로 들면서 성적은 오르지 않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평소에 늘 잠이 부족한 아이들은 여러 가지 병도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툭하면 감기에 걸리고 한번 걸리면 오랫동안 낫지도 않아서 여러 날을 까먹는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래저래 손해가 많다.

충분한 수면은 아이의 건강과 공부의 효율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 성적 향상과도 직결되어 있다. 중요한 시합을 앞둔 운동선수나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똑같다. 원정 경기의 시차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들에게 정신력 운운하는 것이 가당치 않은 주문인 것처럼, 평소 수면부족으로 피곤해하는 학생에게 정신력으로 성과를 내라는 것도 당치 않은 일이다. 

정신력이란 말은 한국인에게 무척 익숙한 말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해서 안 될 일이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졸려도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 '정신력 발휘'라고 믿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하여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공부갈증

이화득|이미경

서울문화사 2010.04.15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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