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남녀별 신장·체중 그래프>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실시한 2009년 국민 체력실태 조사 결과, 한국 사람들의 평균 키가 줄어들고, 몸무게는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위 그래프를 보면, 키보다 몸무게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 5명 중 1명이 비만일 정도로 소아비만도 급증하고 있다. 


사람들의 체중 증가는 다양한 요리와 패스트푸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환경 탓이 크다. 하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 식품 개발자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당분과 지방이 가득한 고열량 식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 개발자들은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을 최대한 이용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가능한 한 지방을 피하려 한다고 말하면서도, 블라인드 맛 테스트를 해보면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일수록 더 좋아한다. 또한, 식품에 든 설탕과 소금의 양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음료수를 어느 정도 마셨을 때 갈증이 해소되는지도 확실히 모른다.
미국의 음식 컨설턴트회사 센서리 스펙트럼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게일 시빌은, 맛 평가단을 모집하여 참가자들에게 시식을 시킨 후 평가를 부탁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대부분 “이게 좋아요. 맛있으니까요.”처럼 불분명한 표현밖에 하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지만 왜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식품 산업은 그 불확실성을 성공적으로 이용한다. 그럴듯한 선전문구와 긍정적인 이미지로 소비자를 안심시킨 후, 미각을 자극하여 자꾸 먹고 싶어지는 식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번엔, (사)소비자시민단체가 2008년 10월 14일 발표한 소비자 리포트를 살펴보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시리얼 대부분의 당함유량이 빨간 신호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만큼 당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소비자시민단체 e-리포트의 국내 시리얼 제품별 성분분석 

그리고, 이번에는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시리얼을 판매하고 있는 A사의 영양성분표를 살펴보자. 이 영양성분표를 보면 시리얼 30g당 11.4g의 당이 들어 있다고 나와 있다. 시리얼 한 상자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 180g이 넘는 설탕과 첨가당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분표에는 회사가 임의로 결정한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분량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영양성분표의 당류,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을 표기한 글씨가 작고 흐리게 표기되어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출처: A사 홈페이지의 영양성분표>  


눈속임은 또 있다. 시리얼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연방 규정에 따라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을 성분 분석표의 가장 윗줄에 적어야 한다. 즉, 원래대로라면 설탕이 가장 윗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리얼에는 대개 설탕, 갈색 설탕, 과당, 고과당 옥수수 시럽, 꿀, 당즙이 함께 들어가 있다. 이런 여러 종류의 감미료가 들어 있으면 각각의 감미료 함유량은 적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성분표의 아랫부분에 표기할 수 있게 된다. 식품 회사에서는 이런 규정을 이용해 설탕을 성분표 맨 위에 적지 않는다. 

한국이나 미국의 식품회사가 의도하는 것은 엄마들이 설탕의 양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식품 회사는 해당 식품에 설탕과 지방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영양성분표에 정확히 표시하지 않으며, 그것도 모자라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어렵게 표시한다. 

정부가 영양분석표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률을 만든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식품회사는 결코 순순히 제품의 실체를 알려줄 생각이 없다. '칼로리 절반'이나 '무설탕' 같은 식품회사의 눈속임에 넘어가는 한, 바라는 만큼 건강한 식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과식의 종말

데이비드 A. 케슬러 | 이순영 옮김

문예출판사 2010.02.25

조애리 기자 (joaeri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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