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서울동물원은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의 인공 증식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0년 5월 중순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났다고 한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올해 3월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천연기념물 증식과 보존 사업을 진행하며 올린 첫 성과라고 자랑한다. 
살아 있는 동물인 수달의 증식에 국립 '문화재' 연구소가 참여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수달도 문화재라는 것일까? 


한민족의 수난사와 함께해온 수달

수달은 우리 민족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동물이다. 고등학교 국사 시간을 떠올려 보면 한국의 특산품으로 꼭 들어가는 것이 수달피다. 한국의 수달피라고 하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전체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쳤다. 귀족들이 입을 수 있는 방한복 중에서도 패션 기능까지 갖춘 최고의 상품이었다. 

고려 때 몽골 장군 살리타이가 황제 오고데이 이름으로 고려 조정에 보낸 조서를 보자. 

"삼가 황제의 지시를 받들고 우리 사신 쇼마가 그곳으로 간다. 사신이 가거든 그에게 순종하라. 사신 링콩이 물품의 종목을 바칠 것이니, 응당 그에 대한 물품을 보내야 한다. 이 물품들은 우리에게 없는 것이다. 금과 은, 의복은 많으면 말 2만 필에, 적으면 1만 필에 실어 보내야 한다. 우리 군사가 집을 떠난 지 오래되어, 입고 있는 의복이 다 해어졌다. 1백만 대군의 의복을 귀하가 짐작하여 보내야 한다.
특별히 보내는 물품 외에 진자라(眞紫羅) 1만 필을 지난번에 주기로 한 수달피 2백30 매와 함께 보내야 한다. 이번에 다시 좋은 수달피 2만 매를 보내고, 귀국의 좋은 말 중에서 큰 말 1만 필과 작은 말 1만 필을...(하략)"

수달피 2만 장이라고 하면 온 나라 장정들이 한 달 내내 수달 사냥에 매달려도 모자라는 양이다. 이러한 납세 요구는 고려 정권을 흔들 만큼 심각한 문제였다. 이 편지를 받은 고종은 몽골의 요구를 거부하고, 결국 전쟁이 시작되고 만다. 한반도를 침략했던 국가들에게 있어 수달피는 전쟁비용을 충당하고도 남는 매력적인 노획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수달피를 요구해온 것은 몽골만이 아니었다. 상국에 바쳐야 하는 공물로도 수달피는 한몫을 톡톡히 했다. 수달에 대한 남획은 한반도 역사 내내 이루어져 왔다. 우리 민족이 약한 만큼 수달도 함께 수난을 겪어온 것이다. 



멸종 위기의 수달 : 산업화 그리고 4대강 개발

우포늪 지킴이로 유명한 경상대학교 강병국 교수는 저서 '낙동강 하구'에서 수달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는 16종의 포유류가 발견됩니다. 그 중 진귀한 포유류는 수달과 삵입니다. 수달은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포유류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입니다. 

어패류와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을 먹고 사는 수달은, 야간에 활동하지만 사람의 방해가 없는 지역에서는 낮에도 활동하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수달은 물속에서 6~8분 정도 먹이를 사냥할 수 있습니다. 
낙동강 하구는 물고기가 많아 수달의 서식 환경이 좋은 편이지만 계속되는 개발과 일부 주민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 동물 애호가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장마 속에서도 4대강 사업을 강행하여, 최근 낙동강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보와 수문이 들어섰다. 내년까지 낙동강에만 6개의 보가 들어설 예정이다. 낙동강 하구의 개발은 수달의 생존환경을 완전히 없앨 가능성이 크다. 한쪽에서는 강바닥을 파내고 강둑을 높게 쌓아 자연에 사는 수달을 죽이면서, 다른 쪽에서는 수달을 보존하겠다고 인공 증식을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반도에 외교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수달의 수난은 그친 적이 없다. 그리고 온갖 정치적 이해가 엇갈린 4대강 개발로 인해 낙동강 수역에 사는 수달은 멸종 위기 동물이 아니라 아예 멸종 동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외세와 권력에 의한 수달의 수난사는, 민초들의 수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현재까지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항몽전쟁 그 상세한 기록

구종서

살림 2007.07.25

낙동강 하구

강병국

지성사 2008.10.13

이동준 대표기자 (timidbear@naver.com)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