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보면 유기농 상품으로 가득하다. 유기농 쌀,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기저귀까지, 유기농은 이미 한때의 유행을 넘어 건강한 삶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유기농을 좋아하는 것은, 유기농 제품을 이용하면 우리 몸도 건강해지고 좋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런 기대를 부수는 보도를 했다.
(원문:http://www.asahi.com/health/news/TKY201006240272.html)

『“건강에 좋다는 인상을 주는 「유기농 식품」을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비만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의 미시간 대학교 연구팀이 이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학생 114명에게, 일반 과자와 유기농 밀가루와 설탕으로 만든 과자의 영양성분표시를 보여주고, 열량의 많고 적음을 7단계로 평가하게 했다. 실은 양 제품의 열량은 같았다. 그러나 유기농 과자의 평가가 평균 3.94점으로 일반 과자의 5.17점보다 낮았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지속적으로 조깅을 하는 여대생들 역시, 유기농 디저트를 먹으면 마치 디저트를 먹지 않은 것 같이 “오늘은 뛰지 않아도 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결국 유기농에 대한 사람들의 지나친 환상이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많은 유기농 제품들이 앞세우는 '무공해', '친환경’ 같은 캐치프레이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기농이 정말로 공해가 없고 친환경적일까?

언뜻 생각하기에 유기농의 정의는 간단하다. 「환경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이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오늘날 농촌에서 천연 퇴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옛날에는 집안에 거름더미를 만들어두고, 여름엔 벤 풀과 함께 인분(人糞)을 섞어서 퇴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힘든 일을 할 사람이 없다.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면서 천연 퇴비의 주원료인 인분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결국, 대량생산된 퇴비를 쓸 수밖에 없는데, 보통은 목장ᆞ양돈장ᆞ양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축 분뇨와 대도시의 음식물 쓰레기가 주원료다. 그런 원료에 발효제를 넣어서 급속 발효를 시키기도 하고, 지렁이를 사용해서 부식토(腐植土)를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품질이다. 옛날에 사용하던 퇴비처럼 ‘천연’ 제품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축 분뇨를 재료로 한 퇴비에는 목장이나 양계장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항생제가 들어 있을 우려도 크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환경과 인체에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완벽한 유기농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화학비료가 발명되기 전, 인류는 1만 년 이상 유기농에만 의존해왔다. 유기농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농작물의 수확량이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유기농에만 의존하던 동안에 지구 상의 인구가 6억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유기농이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재배하는 농작물은 대부분 지극히 인공적인 수준으로 변형되어 있다. 우리가 만들어놓은 농경지도 자연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65억 명의 사람이 사는 상황 자체가 지극히 비(非)자연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나친 화학농업도 문제지만, 유기농에 대한 지나친 환상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이덕환의 과학세상

이덕환

프로네시스 2007.12.20

 조애리 기자 (joaeri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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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험회사는 오바마의 당선을 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2010년 3월 21일(미국 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안이 찬성(219): 반대 (212) 표로 통과되었다. 보험료를 소득에 따라 차등 산정하고, 소득이 기준에 못미치는 경우,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제도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9,400억 달러를 투입, 미국민의 95%가 수혜자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전국민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이번 개혁안은 준비작업을 거쳐 2014년부터 시행된다.

미국 의료보험 업계의 문제점은 줄곧 지적되어 왔다. 환자들은 민간보험업계에 비싼 의료보험료를 내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가 의료보험 개혁을 공약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불공평한 구조가 개선되기를 기대했다.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보험구조로 이익을 보고 있던 의료보험업계가 이 개혁안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을 개혁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절실하다는 이유로, 이 개혁안의 논의 과정에 의료보험업계를 참여시켰다. 그런데 “왜?” 의료보험업계는 이 개혁안에 찬성을 했을까?

보험업계가 오바마케어(ObamaCare)를 수용한 것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오바마의 의료보험개혁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여기서 ‘개혁’이란 오바마 산업 단지의 모든 의료 분야 기업(즉 제약회사, 보험회사, 그리고 병원)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다양한 보조금과 특혜를 말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들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였던 오바마의 선거공약은 오바마가 취임하자마자 재빨리 모습을 바꾸었다. 의료보험법안은 아직 수립되는 중이지만, 제시된 여러 가지 개혁안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들어가 있다.

· 의회가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모든 개혁안은 제약회사의 기업복지를 의미했다. 그래서 제약회사는 ‘개혁’을 지지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 의료보험회사는 개혁안 가운데 오직 한 가지만 강력히 반대했다. 이것은 이른바 ‘공공보험(Public option)’으로서, 국영보험회사를 도입한다는 제안이었다.

· 어떤 개혁안도 정부가 HMO(건강관리기구)에 제공하는 가장 큰 특혜, 즉 고용주가 후원하는 의료보험에 대한 세금우대 조치를 폐지하지 않았다.

· 진보주의자들이 오랫동안 옹호했던 개혁안(정부가 유일한 보험회사가 되는 한국 의료보험공단과 같은 국영 기관을 설립하는 것)은 빛을 보지 못했다. 사실 오바마는 그런 정책에 찬성한 적이 없다고 누차 주장했다.

 

                                                 <미국 내의 한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할 일이 아니었다. 의료보험회사는 오바마의 선거운동에 전례 없이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제공했다. 2008년 의료보험업계의 기부금은 54대 46으로 민주당에 더 많았다. 오바마는 총 1억9,4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매케인이 받은 7,400만 달러의 2배 반 정도되는 액수였다. HMO도 6대4로 민주당을 선호했다. 오바마가 받은 기부금은 140만 달러로 매케인보다 3배나 많았고, 이는 지난 다섯 차례의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자들이 받은 총자금보다 많은 액수였다.

그들이 가장 선호한 정치인에는 오바마가 옹호하는 의료보험개혁안을 작성했던 민주당 하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원들과 여러 언론은 의료보험개혁 반대 진영을 의료업계의 하수인이라고 비난했다.
 
물론 이는 오바마가 거대제약회사와 HMO를 부자로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은 아니다. 그가 과거에 발표한 성명서에서는 할 수 있다면 HMO를 몰아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의 진정한 목표(의료업계의 규제와 보조금 증가)는 결국 거대보험회사를 위한 뇌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는 거대기업이 자신의 거대정부 계획으로부터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업계를 ‘개혁’하기 위해 제약회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백인 오바마

티모시 P. 카니 | 이미숙 옮김

예문 2010.04.26

조애리 기자 (joaeri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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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은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의 인공 증식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0년 5월 중순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났다고 한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올해 3월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천연기념물 증식과 보존 사업을 진행하며 올린 첫 성과라고 자랑한다. 
살아 있는 동물인 수달의 증식에 국립 '문화재' 연구소가 참여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수달도 문화재라는 것일까? 


한민족의 수난사와 함께해온 수달

수달은 우리 민족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동물이다. 고등학교 국사 시간을 떠올려 보면 한국의 특산품으로 꼭 들어가는 것이 수달피다. 한국의 수달피라고 하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전체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쳤다. 귀족들이 입을 수 있는 방한복 중에서도 패션 기능까지 갖춘 최고의 상품이었다. 

고려 때 몽골 장군 살리타이가 황제 오고데이 이름으로 고려 조정에 보낸 조서를 보자. 

"삼가 황제의 지시를 받들고 우리 사신 쇼마가 그곳으로 간다. 사신이 가거든 그에게 순종하라. 사신 링콩이 물품의 종목을 바칠 것이니, 응당 그에 대한 물품을 보내야 한다. 이 물품들은 우리에게 없는 것이다. 금과 은, 의복은 많으면 말 2만 필에, 적으면 1만 필에 실어 보내야 한다. 우리 군사가 집을 떠난 지 오래되어, 입고 있는 의복이 다 해어졌다. 1백만 대군의 의복을 귀하가 짐작하여 보내야 한다.
특별히 보내는 물품 외에 진자라(眞紫羅) 1만 필을 지난번에 주기로 한 수달피 2백30 매와 함께 보내야 한다. 이번에 다시 좋은 수달피 2만 매를 보내고, 귀국의 좋은 말 중에서 큰 말 1만 필과 작은 말 1만 필을...(하략)"

수달피 2만 장이라고 하면 온 나라 장정들이 한 달 내내 수달 사냥에 매달려도 모자라는 양이다. 이러한 납세 요구는 고려 정권을 흔들 만큼 심각한 문제였다. 이 편지를 받은 고종은 몽골의 요구를 거부하고, 결국 전쟁이 시작되고 만다. 한반도를 침략했던 국가들에게 있어 수달피는 전쟁비용을 충당하고도 남는 매력적인 노획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수달피를 요구해온 것은 몽골만이 아니었다. 상국에 바쳐야 하는 공물로도 수달피는 한몫을 톡톡히 했다. 수달에 대한 남획은 한반도 역사 내내 이루어져 왔다. 우리 민족이 약한 만큼 수달도 함께 수난을 겪어온 것이다. 



멸종 위기의 수달 : 산업화 그리고 4대강 개발

우포늪 지킴이로 유명한 경상대학교 강병국 교수는 저서 '낙동강 하구'에서 수달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는 16종의 포유류가 발견됩니다. 그 중 진귀한 포유류는 수달과 삵입니다. 수달은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포유류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입니다. 

어패류와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을 먹고 사는 수달은, 야간에 활동하지만 사람의 방해가 없는 지역에서는 낮에도 활동하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수달은 물속에서 6~8분 정도 먹이를 사냥할 수 있습니다. 
낙동강 하구는 물고기가 많아 수달의 서식 환경이 좋은 편이지만 계속되는 개발과 일부 주민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 동물 애호가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장마 속에서도 4대강 사업을 강행하여, 최근 낙동강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보와 수문이 들어섰다. 내년까지 낙동강에만 6개의 보가 들어설 예정이다. 낙동강 하구의 개발은 수달의 생존환경을 완전히 없앨 가능성이 크다. 한쪽에서는 강바닥을 파내고 강둑을 높게 쌓아 자연에 사는 수달을 죽이면서, 다른 쪽에서는 수달을 보존하겠다고 인공 증식을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반도에 외교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수달의 수난은 그친 적이 없다. 그리고 온갖 정치적 이해가 엇갈린 4대강 개발로 인해 낙동강 수역에 사는 수달은 멸종 위기 동물이 아니라 아예 멸종 동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외세와 권력에 의한 수달의 수난사는, 민초들의 수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현재까지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항몽전쟁 그 상세한 기록

구종서

살림 2007.07.25

낙동강 하구

강병국

지성사 2008.10.13

이동준 대표기자 (timidbe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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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l경제일반] GDP를 의심하라!

사회 2010.07.16 23:56 Posted by NewsInBook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나 수상을 선출하는 선거 공약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이다. 대한민국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대통령 후보 공약에는 집권 기간에 달성할 1인당 GDP 목표가 적혀 있다. 그것도 1번 혹은 2번 공약으로 쓰여 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하기 위한 주요 경제 지표, 정확하게는 경제학의 지표였던 GDP가, 이제는 사람들에게 국부의 기준으로 사용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서 GDP는 절대적인 지표가 되었다.
10년 전 한국 사람들은 국민 1인당 GDP가 2만달러가 넘으면 선진국 국민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민이 열심히 일하고 기업이 계속 성장한다면 GDP가 올라갈 것이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것이 우리가 GDP에 대해 갖고 있는 통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인당 GDP가 올라간다고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에는 한 가지 심각한 맹점이 있다. GDP는 돈을 벌기 위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따라서 GDP에는 사람들이 일을 해서 만들어 낸 총가치 중에서 오직 돈을 벌기 위한 것만 포함된다.
민간 부문의 GDP는 국민들이 사고파는 모든 제품의 가격을 토대로 측정한다.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생산된 제품의 비용을 토대로 측정한다. 공공 부문과 비영리 부문에서는 생산된 제품의 비용을 토대로 측정한다. 통계학자들은 모든 산업에서 생산한 총가치에서 투입 요소와 원자재의 비용을 제외하고 GDP를 계산한다. 이것은 투입 요소와 원자재의 생산에 들어간 가치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의 각 단계에서 새로 만들어 낸 부가가치만을 더해 GDP를 계산한다. 

다시 말해 GDP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돈을 벌지 않는 일을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자의적이고 잘못된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 없이 가사노동을 하고 가족을 보살핀다. 하지만 가사노동을 가정부나 외식업체에 맡기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 가사노동은 GDP에 포함된다. 그러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하는 가사노동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돈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 역시 가치 있고 생산적이지만 GDP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은 여성차별 때문에 주로 여성들이 한다. 따라서 GDP는 여성들의 경제적 기여를 낮게 평가한다. 이런 허점은 국민경제를 측정하는 데 커다란 문제가 된다. 불행히도 GDP는 순전히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이나 정책 담당자들에 의해 그 중요성이 과대평가되어 있다
 

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치 있는 일은 무수히 많다. 반면 저녁 식사를 방해하는 텔레마케팅, 해로운 약품, 과도한 제품 포장, 무기 생산과 같이 인간의 행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행복을 파괴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일도 GDP에 포함된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숲과 강이 잘 보존되어 있을 때는 GDP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숲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골프장을 짓거나 강바닥을 파헤쳐 골재를 팔면 GDP는 껑충 뛰어오른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가치는 GDP에 조금도 반영되지 않는다.

 

더구나 GDP가 높다고 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성장의 열매가 더 많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2009년 기준으로 IMF가 발표한 1인당 한국의 GDP는 16,450달러이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갓 태어난 아이들도 1년 동안 약 1960만원 정도를 번다는 이야기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한 가정의 연 수입이 7천 8백만원 정도가 되고, 만약 아버지가 혼자서 돈을 번다면 월급이 650만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 기준대로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한다. 학원비, 의료비, 생계비 걱정도 옛날에 없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10년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1/4분기 소득 하위 10% 가구의 월 소득이 5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면에 소득 상위 10% 가구의 월 소득은 1014만원이 넘었다. 하위 대비 상위 가구당 소득이 약 17배가 넘는다. 1인당 GDP는 2010년 세계 37위를 달릴 정도로 높지만, 상위 일부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을 뿐 경제적 측면에서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극히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는 여전히 중요한 경제지표이다. GDP는 돈을 벌기 위해 생산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의미하며 다양한 곳에 중요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능력은 GDP의 크기와 직결된다.

따라서, GDP상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 GDP 통계는, 적절히 관리한다면 인간의 행복 증진이라는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GDP와 인간의 행복은 불완전하지만 양(positive)의 상관관계가 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얼마나 생산하는가와 함께, 생산한 제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가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또, GDP가 의미 있는 수치가 되려면 몇 가지 추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일의 가치는 오로지 인플레이션(inflation) 때문에 높아질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경제는 실질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다. 따라서 화폐 단위로 측정한 명목 GDP와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외한 실질 GDP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이렇게 실질 가치와 명목 가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할 경제 변수로는 임금과 이자율 등이 있다). 경제성장은 보통 실질 GDP의 증가로 측정한다.

 

인구 증가로 인해 GDP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경제가 발전하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가 간 성장률을 비교할 때는 반드시 인구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구 증가율이 거의 0퍼센트인 국가(유럽과 일본)는 실질 GDP가 약간 증가하더라도 생활수준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인구 증가율이 아주 높은 국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GDP를 인구로 나누어 1인당 GDP를 측정한다. 1인당 GDP도 실질치와 명목치로 나타낼 수 있다. 1인당 GDP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GDP 통계는 신중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GDP를 번영이나 행복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GDP에 집착하면서도 그 숫자의 의미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GDP는 규모의 측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규모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조삼모사의 숫자놀음에 정신팔리기 전에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짐 스탠포드 | 안세민 옮김

부키 2010.03.19


이동준 대표기자 (timidbe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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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 없
으면 식량도 없다.

 

1950년만 해도 미국의 평균적 가정은 수입의 20퍼센트를 식비로 지출해야 했지만, 오늘날에는 10퍼센트밖에 쓰지 않는다. 수입에 대비해 식량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정상적으로 풍부하고 값싼 음식은 얼마 안 있어 사라질지도 모른다.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는 먼 이야기이지만 예전에는 친숙했던 불청객, 즉 기아는 우리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우울한 예측에 대한 많은 근거 중 네 가지 핵심사항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근거는 임박한 연료 부족이다. 세계의 석유 생산이 2010년쯤이면 정점을 통과하고, 북아메리카의 천연가스 채굴량은 이미 하강 국면에 들어섰으므로 값싼 석유와 천연가스의 시대는 갑자기 막을 내릴 것이다. 또한, 이들 사건은 미국의 석유 의존적인 식량 체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기아가 나타날 가능성의 두 번째 근거는 농부의 부족이다. 미국 농부의 평균 연령이 55세를 넘어 60세에 접근하고 있다. 35세 이하 농장 경영자의 비율이 1982 15.9퍼센트에서 2002 5.8퍼센트로 낮아졌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누가 식량을 얻기 위해 농사를 지을 것인가

 

세 번째 근거는 맑은 물이 점점 귀해진다는 사실이다. 미국 전체의 물 소비량 중 80퍼센트 이상의 맑은 물이 농업용수로 쓰인다. 미국 내 생산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과일과 견과, 채소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의 샌트럴 밸리는 여름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전적으로 관개수에 의존한다. 그러나 관개수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시에라 산맥의 적설량이 줄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근거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흔히 하는 말이 '지구 온난화'인데 우리가 직면할 문제는 온도의 상승보다 더 골치 아픈 '기후의 혼란'이다. 다시 말해 가뭄, 홍수, 강력한 태풍 등 예측 불가능한 여러 기후 현상이다

 

이 네 가지 근거 중에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부족한 연료 때문에 농업이 어려워지고 대규모 기아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농업은 기계와 화학비료, 종자의 화학적 개발 때문에 석유나 지하 자원 사용량이 많아진다. 당장 대부분의 비닐 하우스에는 난방 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그래서 우린 겨울에 딸기를 먹을 수가 있다. 석유값이 올라가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 농업은 에너지 사용에 있어 공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는 천연 에너지 햇빛과 물을 기본으로 할 것 같은 농업에도 연관되어 있다. 지하수를 퍼올려 농업 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기 에너지가 필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공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농업을 '산업화된 농업' 혹은 플랜테이션 농업이라고도 부른다. 이 에너지 먹는 괴물이 되어버린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탈산업화 농업' 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쿠바로 부터 배운다.

 

 특정 시기에 쿠바가 겪었던 경험은 가장 적절한 예에 속한다. 1990년대 초 소련 붕괴에 따라 쿠바는 값싼 석유 공급처를 잃게 됐고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화 농업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쿠바 지도자들은 즉시 농업의 소련식 산업화 모델을 포기하고 석유와 석유 제품에 의존하는 농법을 더욱 지역화된 노동집약적 유기 농법으로 바꿨다.

 

또한 쿠바 정부는 대형 국영농장을 분할하여 개인농장, 농업협동조합과 농산물 직거래 시장 등을 도입했다. 쿠바의 농부들은 소를 농사용 견인 동물로 키우기 시작했다. 쿠바 국민들 대부분은 기존의 식단을 채식중심 식단으로 바꿔 하루에 두 번 먹던 고기를 한 주에 두 번만 먹는 것으로 조정했다. 그들은 채소섭취를 늘리고(너무 많은 투자를 요하는 녹색혁명 곡물인) 밀과 쌀 경작을 줄여갔다. 또 옥상정원을 포함한 도시의 텃밭 농사를 장려하여 그 생산량이 도시 채소 소비량의 50~80퍼센트에 이르렀다.

 

초기에 쿠바는 많은 농부와 제대로 된 농업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대학에 재빨리 농학 관련 과목들을 개설했다. 이와 동시에 농부의 임금을 엔지니어나 의사와 맞먹는 수준으로 인상했다. 어떤 때는 장려책도 썼고 더러는 강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도시에서 지방으로 이주시키기도 했다.

 

그 결과 쿠바 농업은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았다. 쿠바인들은 평균 20파운드의 체중이 줄었으나 길게 봤을 때 국민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오늘날 쿠바는 저성장의 안정적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치품은 귀해도 먹을 것은 충분해졌다. 쿠바는 소규모 유기농업의 좋은 점과 순기능을 경험했기 때문에 설사 나중에 신 석유 자원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 새로운 분산화 저에너지 농업 방식을 고수하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미래에서 온 편지

리처드 하인버그 | 송광섭 옮김

부키 2010.04.08

이재영 기자 (ypajy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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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

1. 노란, 노란색의 

2. (금기어) 누런둥이(동아시아 국가 사람들을 모욕적으로 가리킬 때 씀)

3. (비격식 못마땅함) 겁이 많은, 겁쟁이 같은 

(출처: 다음 영어사전)

 

노란색만큼 다양하고 상반된 의미를 가진 색이 있을까? 노란색의 사전적 의미는 동아시아 사람들을 모욕하는 의미의 ‘누런둥이’, ‘겁이 많은’, ‘겁쟁이 같은’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란색은 사랑.평화.지성.풍요 등을 상징하는 한편, 그리스도를 배신한 유다의 옷 빛깔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 색이기도 하며, 겁.비겁.정신의 퇴폐 등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정치에서 노란색은 민주화를 상징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상징색이 노란색이었으며, 이탈리아의 좌파정당 이탈리아 연합 역시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 정치에서 노란색이 처음 사용되었던 건 언제일까?

 

처음으로 정치에서 노란색을 상징으로 사용했던 사람은 필리핀의 대통령이었던 코라손 아키노다. 그녀는 1986년 20년에 걸친 마르코스의 독재를 무너뜨려 민주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아키노는 노란색이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는 점을 깨닫고 늘 노란색 의상을 갖춰 입었고, 그러면서 노란색 의상을 입고 아키노의 유세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노란색은 필리핀에서 자유의 상징이 되었고 결국 ‘노란색 혁명’이라는 표현이 탄생했다. 한국에서는 당시 김대중, 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 역시 노란색 옷을 입고 거리 시위를 하면서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알파독

제임스 하딩 | 이순희 옮김

부키 2010.05.07

이재영 기자 (ypajy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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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10원? 커피가 만들어낸 빈곤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11위라고 한다. 국내에서만 하루 수십만이 커피전문점을 이용한다. 커피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 브랜드에 따라서는 4000원이나 그 이상의 가격이 붙기도 한다.

아메리카노 커피는 커피콩과 물만을 원료로 하는 제품이다. 그러면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가격에서 원료 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들으면 놀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브랜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커피콩의 가치는 1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자유무역시장의 커피 생두 기준가격은 평균적으로 kg당 1500원~2500원 정도다. 원두 1kg에서 커피 200잔 정도가 나온다고 할 때, 한 잔에 7원~13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바다 건너 소비자들은 커피 한 잔에 그 400배나 되는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는데, 그 돈이 커피 농가에는 거의 도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인 중남미 과테말라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등의 가난한 나라에서 재배되며, 많은 농민들이 커피 농원에서 일하거나 아주 작은 밭에서 커피를 재배해 생활하고 있다. 커피 시세가 낮아질 경우 생산자는 최종 가격 중 많아야 7%밖에 얻지 못하며, 너무 가난해 커피콩을 가공할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수확한 붉은 열매 그대로 팔 수밖에 없는 농가는 이익을 1%밖에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커피로 얻는 대부분의 이익은 중개인이나 선진국의 무역회사, 가공업자, 소매업자에게 돌아간다. 


개발도상국에는 ‘보이지않는 손’이 없다

왜 커피 생산자의 몫이 이렇게 적은 걸까? 그것은 무역의 구조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가 배운 애덤 스미스의 학설에 따르면 자유 시장경제하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국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게 돼 있다. 만약 작물의 가격이 내려가면 생산자는 다른 작물로 전환하거나 전직을 해, 그 작물의 가격과 생산량이 최적 상태로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사람들은 그것 말고는 달리 생활할 길이 없다. 저축해 둔 것이 없어 다른 작물로 전환할 여유조차 없고 전직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다. 커피 재배에만 의존해 먹고살 양식을 얻고 있는 것이다. 만일 흉년이 들거나 작물 가격이 폭락하기라도 하면 그대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일작물 재배’는 개발도상국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농업 형태다. 커피만이 아니라 선진국을 위해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작물이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 가운데 하나로 공정무역이 있다. 공정무역은 생산비용과 생산자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격’과, 생산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장기 거래’를 보증하고 있다. 국제 커피 시세가 폭락해도 반드시 일정 금액 이상을 지불하고, 싼 가격을 찾아 거래처를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이 방식은 기존에 생산자가 전적으로 부담해온 리스크를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이전시킨다. 과거 기업이나 중개업자가 차지하던 이익도 상당 부분이 생산자에게 돌아가, 이 경우 생산자의 이익은 11% 정도가 된다.
또 생산자에게 재배기술을 가르쳐주고, 융자나 선불거래 등 경영상의 지원을 하고, 가격이나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중개인이나 수출업자 대신 생산자들이 조직한 조합이 콩의 집하나 수출을 주관하므로 이를 통한 이익도 상당 부분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조합은 이익의 일부로 창고와 정제소를 짓거나 조합원들을 위한 진료소, 학교를 운영하기도 한다. 


쇼핑은 돈을 통한 투표다 – 어떤 기업에 투표할 것인가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공정무역이 널리 퍼지고 있다. 영국인에서는 어느 슈퍼마켓에 가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나 바나나, 초콜릿, 홍차 등을 살 수 있으며, 스위스인이 먹는 바나나의 절반이 공정무역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가게, YMCA, 두레생협, 여성환경연대 등을 중심으로 커피, 설탕, 초콜릿, 올리브유, 수공예품을 비롯한 공정무역 물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일부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도 공정무역 커피 판매에 나서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커피’ 상품 중 하나인 ‘히말라야의 선물’의 경우, 세계 공정무역 제시 가격인 kg당 2.78달러보다 25%가량 높은 kg당 3.45달러의 가격으로 네팔 유기농 농가들과 거래하고 있으며, 판매수익금도 다시 제3세계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일본의 NGO활동가 기타자와 코는 이렇게 말한다.
“공정무역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지속가능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날마다 그 ‘선택’이 한목소리로 모아져 기업이나 정치가들에게 전달되면, 결국엔 기업이나 정치라는 큰 덩치를 움직이게 됩니다. 쇼핑은 ‘돈’을 통한 투표입니다. 어떤 미래에 투표할까, 그것은 여러분이 어떤 제품을 골라 사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굿머니(착한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다나카 유 | 김해창 옮김

착한책가게 2010.02.26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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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필연, 그러나 방법은 있다
미국의 포춘지는 매해 세계 500대 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하지만, 채 5년도 지나지 않아 이중 3분의 1이 리스트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100대 기업에 올랐던 회사들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시장에 영원한 승자는 없고, 경제 상황은 항상 급변한다. 만년 일등기업, 위기 없는 기업은 있을 수 없다. 위기에서 무너지는 기업과 위기를 겪고도 살아남는 기업이 있을 뿐이다. 

위기의 삼성토탈을 구한 TPM의 힘
삼성토탈은 현재 세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우량 기업이지만, IMF 당시만 해도 빅딜 대상 1순위 어려운 처지였다. 회사 전체가 경영혁신에 나섰지만 막막한 상황이었다. 이 때 구체적 실천수단으로 역할한 것이 TPM이었다.

TPM은 Total Productive maintenance, 전사(全社)적 생산보전을 뜻한다. 사원 전원이 주도적으로 현장에서의 설비고장, 재해, 제품불량과 같은 생산성 저해 요인을 제거하고 구성원과 설비의 체질을 혁신하기 위한 조직활동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TPM은 전문 유지관리요원들에 의한 설비보전 활동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설비 관리 운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TPM, 현장 직원이 스스로 모색하는 생산성제고
처음 삼성토탈에서 TPM을 도입했을 때는 현장 직원들의 반발이 컸다.
“멀쩡한 볼트, 너트를 모두 풀어내 녹을 닦으라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안정운전에 도움이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죠.”
처음 TPM에 참여했던 직원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업무만 가중시킨다고 기름으로 찌든 콘크리트 바닥을 닦으면서 짜증을 내는 직원도 많았다.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보고, 해외 벤치마킹을 위해 수 백의 직원을 연수 보냈지만 상황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차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TPM을 시도하기 전, 공장의 폐수처리장은 엄청난 소음과 냄새를 발생시키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결국 직원 한 명이 난청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직원들 중에 폐수처리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디 물어 볼 곳도 없었다. 방법은 스스로 공부해서 알아내는 것뿐이었다.
직원들은 TPM의 기본 철학에 따라 스스로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필요한 책을 뒤지고 외부 폐수처리장을 직접 쫓아다니며 지식을 습득하고 개선 방안을 강구했다. 이 같은 직원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결국 폐수처리장의 소음과 냄새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 결과에 가장 기뻐하고 감탄한 것은 그 작업에 참여한 직원들 스스로였다. 

그 이후로 직원들의 TPM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각자의 노력을 통해 설비들이 새로워지고 고질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직원들의 보람과 만족감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적당히 근무하고 월급만 받으면 다라고 생각했던 직원들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TPM이 결국 회사와 나를 함께 위하는 것이라는 중요한 원칙도 깨달았다.
TPM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 운전만 담당하던 직원들이 점검과 정비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설비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작업의 능률도 함께 올라갔다. 개개인의 능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직원들 사이의 단합도 강해졌다. 맡은 작업뿐 아니라 공정 전체, 나아가 회사 운영에 대해서까지 참여의식과 책임감이 늘어나, 식사비 절감을 위해 잔반 남기지 않기 운동까지 전개될 정도였다. 

위기 상황이라서 비로소 가능했던 혁신의 역설
현재 삼성토탈의 공장 운전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삼성종합화학에게 세계적 화학기업인 토탈이 합작 사업을 제의해온 것도 삼성이 보유한 뛰어난 공장뿐만 아니라 그 공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직원들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직원들은 특별하게 선발한 사람들이 아니다. IMF 당시 부실기업 소리를 듣던 삼성종합화학의 직원들이 혁신하고 변화하여 능력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런 놀라운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빅딜 대상으로 거론될 만큼 악화되었던 회사 상황 덕택이었다. 당장이라도 직장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TPM이라는 커다란 변화와 새로운 책임을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라는 말이 있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존망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기업에는 그만큼 강하고 성공적인 기업문화가 배양된다. 부실기업 1순위에서 세계적 화학기업으로 뛰어오른 삼성토탈의 발자취에서 그 견본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삼정KPMG|정택진|송병무|윤권현

글로연 2010.05.06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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