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지구라는 학교의 학생이다
반듯하지 않은 인생, 만만치 않은 삶 속에서 찾아낸 웃음, 눈물, 감사


인간이란 경험을 통해 배우기 위해 지구라는 학교에 태어난 학생들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넉넉하고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나야만 행복하다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병으로 인한 고통, 가족과의 이별,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고통, 미움, 외로움과 서러움은 우리 인간에게 배움을 주기 위한 ‘교재’인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러한 배움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생이 소중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괴롭고 힘들더라도 ‘지구’라는 학교 학생으로 태어난 것도 감사한 일일 것이다.

반듯하지 않은 인생, 만만치 않은 그 삶 속에서 우리 이웃이 찾아낸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사’라는 보석을 아래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다 보면 당신 또한 행복한 사람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웃음과 울음사이
박미선

그것은 진심(眞心)은 아니었다. 참 엉뚱한 말이기도 했다.
“오늘 가서 영영 돌아오지 마세요!”
아빠의 출근길에 엄마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음 다섯 살 꼬마아이가 건넨 배웅인사! 악동기질로 어른들을 웃게 하려 건넨 말이 너무 짓궂었던 걸까? 아빠가 멀어질 즈음 엄마가 내 머리를 심하게 내리쳤다.
“너 그것이 무슨 소리인 줄이나 알고 하는 거냐?”
너무 놀라 엄마를 바라보니 엄마의 눈에는 어느새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져 있다. 엄마는 내가 아빠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저주의 말을 했다고 생각했나 보다. 엄마의 눈물을 보고 깜짝 놀란 난 그날 하루 종일 아빠가 무사히 되돌아오기를 빌었다. 그리고 그날 아빠가 돌아와 주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엄마도 마찬가지였을까?

그 후 20년이 흐른 뒤 아버지는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몸져누우셨다. 아버지가 투병하시자 그동안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숨기고 싶었던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업실패로 재산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고 그 스트레스로 아버지는 병을 얻어 ‘죽음’을 마주하고 계셨다. 살고 있던 집 물건들에 분홍색 차압딱지가 붙으면서 어머니는 이 모든 상황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나날이 정신 줄을 잃어가셨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어머니는 간신히 비틀거리며 침대로 걸어가시던 아버지의 등짝을 사정없이 때리면서 “어떻게 살라고, 다 정리해놓고 가라고!”라며 한참을 울면서 절규하셨다. 난 정말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말기 암 환자로 가족도 못 알아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인 보호받아야 할 분이신데 비겁하게 폭력(?)을 행사하다니!
그래도 난 어머니를 말릴 수가 없었다. 단 한 번의 등짝 폭력 사태는 이생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주고받아야 할 무엇인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 뒤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니는 아버지를 정성껏 간호하셨다. 난 이때를 회상하면 웃음과 애잔한 슬픔이 함께 밀려온다.
아버지는 말기 암 판정 3개월 후 한겨울에 돌아가셨다. 그 후 아버지에게 건축 자금을 빌려주었다 받지 못한 분이 남은 가족들에게 하소연을 하기 위해 찾아와 장남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장남 나오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다. 어머니는 장남인 오빠를 보호하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그분이 집안 물건에 덕지덕지 붙은 차압딱지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되돌아가자 오빠가 휴지통에 무언가를 가지고 나오면서 한바탕 너스레를 떤다.
“아…. 방에 숨어 있는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거야. 그런데 마침 보니 휴지통이 있는 거야, 얼마나 다행이야? 허허.”
너무나 명랑하게 말을 해서인지 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그냥 한참을 웃었다. 그 상황에서 ‘웃음’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멋쩍고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을까? 방으로 돌아가서는 각자가 눈물을 훔쳤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 뒤 나는 14개월 아들 녀석의 ‘똥 덩어리’를 치울 때면 이때가 생각나 웃음과 울음이 함께 몰려온다.

아버지의 빚을 잔뜩 떠안게 된 어머니는 30년 전에 출가했던 친정으로 30년을 함께 했던 집안 가재도구들과 함께 귀환했다. 어머니 자식이었던 나도 함께 딸려서 말이다. 엄마는 생각보다는 씩씩해 보이셨다. 하지만 겨울에 한여름 옷을 입고 태연스럽게 외출을 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정신 줄을 놓으실까봐 걱정이 되어 외출 길에 함께 동행하곤 했다.

때마침 꽃집 앞을 지나는데 봄을 알리는 꽃들을 분양하고 있었다. 천원이면 살 수 있는 흔하디흔한 꽃 화분 앞에 어머니는 쭈그려 앉으셨다. 꽃을 바라보며 한참을 울던 어머니는 마침내 미소를 지으시며 꽃이 참 곱다고 하셨다. 꽃을 보는 안목이라곤 하나도 없는 나였지만 그날 본 그 꽃은 어머니 말대로 너무나 고와 보였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 꽃 화분 3개를 사들고 외가댁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곱디고운 꽃 화분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렇게 따뜻한 새봄을 맞이하셨다. 난 이 사건을 ‘꽃 화분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난 ‘인생은 해피엔딩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삶이 이렇게 헝클어진 채로 마무리 되는 것이라면 아버지의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며 참 많이도 우울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가족이 ‘똥 덩어리’와 ‘흔한 꽃 한 송이’의 가치를 알 수 있었겠는가? 아버지가 살아 놓고 가신 삶을 마주하며 우리 가족들은 참 많이도 달라졌다. 깊은 미소를 갖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참 장하신 일을 하신 것이 아닌가.
넓게 바라보면 인생은 해피엔딩으로 향해 가고 있지 않은가. 세대를 넘어가는 지난하고도 더딘 과정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비로소 부모란 온몸으로 자신을 희생한다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 뒤 난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이 깊이 올라와 크게 울었다. 한바탕 큰 통곡 뒤 난 아버지를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살아오면서 나에겐 참 많은 ‘울음’과 ‘웃음’이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삶에서 큰 울음이 있었던 때는 큰 웃음도 함께 왔던 것 같다. 어쩌면 울음과 웃음 본디 하나가 아니었을까?

내가 살아가는 힘은 울음과 웃음이 어우러진 그 순간에 있는 줄도 모르겠다. 은은한 미소와 함께 눈가에 잔잔한 눈물이 살짝 맺혀 있을 때가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난, 웃음 속에서 울음을, 울음 속에서 웃음을 발견하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그리고 사람에게 이 웃음과 울음의 묘한 조화가 있음이 그냥 무작정 고마워진다.


지은이 박미선(1977년생, 고등학교 교사)
왜 사람들은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서로 다투고 미워하는지 궁금했다. 자신도 말이나 행동으로 가족에게 상처를 주곤 했다. 그러면서 ‘삶은 뭘까? 죽으면 어디로 갈까? 올바로 사는 길이 뭘까?’를 고민하며 거기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관련 서적을 많이 보았다. 그러다가 명상에 관한 책을 접하고 그 편안함과 시원함 때문에 명상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자신의 어그러진 성격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란 걸 명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앞으로 깊이 숨 쉬고, 시원하게 숨 쉬면서 참 재밌고 좌충우돌인 세상, 울고 웃으며 넉넉하게 지내고 싶다.



<이 기사는 도서출판 수선재와 협의를 거쳐 아래 책에서 발췌 작성하였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반듯하지 않은 인생 고마워요

박은기

수선재 2009.07.14


정다운 기자 (
dawn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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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정말 못 견디게 싫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 하나 때문에 집을 나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진짜로 직장을 그만둬 버리기도 한다. 가끔은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 싶을 때까지 있다. 저놈이 나보다 먼저 총 맞을 테니까.

만약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에다 가둬버릴 수 있다면?
직장 상사뿐만 아니라,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전부 다 가둘 수 있는 '마법 상자'가 있다면?

   

아마 그 마법 상자에는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인이란 정치인은 다 들어가 있을 것이다. 심술궂은 직장 상사, 거만한 거래처 상대, 불친절한 점원도 있을 것이고, 직선 차로에서 끼어드는 김여사도 번쩍이는 외제차와 함께 들어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안에... 혹시 나는 없을까?

   
 

모두 마음 속 어딘가에는 싫어하는 사람들만 모아 놓은 마법 상자가 있을 것이다. 그 안에 내가 들어간다고 생각해보라.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우리는 남을 미워하는 만큼 나도 미움받으며 살고 있다. 전 국민이 혹은 전 세계 사람들이 상자에 들어간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한번 싫어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예전에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마음의 마법상자에 가둬 버리기 전에 나도 누군가에게는 싫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어쩌면 이 지구는, 우리 모두에게 서로 버려진 세계 60억 인구가 모여 사는 마법 상자인지도 모른다.


<이 기사에 사용된 그림은 고래이야기와 협의를 거쳐 아래 책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코키루니카 | 김은진 옮김

고래이야기 2007.09.20


이동준 기자 (
timidbe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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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말하는 ‘전원의 쾌락’
농부 에세이스트 다마무라 도요오, 3500평 농원과 창작열, 일상의 행복까지 다 가진 비결 

삭막한 회사 생활에 시달리면서, 사람들은 늘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꿈꾼다.
“전원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았으면…”
“예쁜 카페테리아 하나 냈으면… 와인 같은 것도 팔고.”
“내가 옛날엔 그림도 좀 그렸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고 싶다. 글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다들 한번쯤은 생각해 보지만 멀기만 한 꿈이다. 하루하루 일상에 치이다 나이만 든다.
그런데 이 꿈을 전부 한꺼번에 이룬 사람이 있다면?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일본의 농부 에세이스트 다마무라 도요오(玉村豊男)가 바로 그 사람이다. 
 

                                <빌라 데스트의 리빙룸에서 부인과 함께 포즈를 취한 다마무라 씨. ⓒ뮤진트리>

나가노의 전망 좋은 산중턱에 자리잡은 다마무라 씨의 전원주택 빌라 데스트. 그 아래로는 3,500평의 농원이 그림같이 깔려있다. 1991년부터, 다마무라 씨는 이 땅에서 매 해 직접 채소, 허브, 와인용 포도 등을 재배한다. 농사일 틈틈이 글을 써 잡지에 연재하고, 농한기에는 그림도 그린다. 매년 개인전과 전시회를 열고 화집도 다섯 권이나 낸 어엿한 화가다. 2003년에는 주조 면허를 따 ‘빌라데스트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직접 주조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는 농원에서 수확한 채소와 허브를 메인으로 한 식사를 내놓는 카페테리아도 열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남들이 은퇴 걱정을 시작할 45세부터 시작해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력적인 삶이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다마무라 씨의 저서 <전원의 쾌락(뮤진트리)>에서, 이런 활력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다마무라 부부가 나가노에 정착하고 3년, 한창 농사에 맛 들일 무렵의 삶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농번기에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밭에 나가고, 낮에는 글도 쓰고 낮잠도 잔다. 해가 기울면 다시 밭으로 나가 일하고 저녁에는 밭에서 난 채소며 허브로 요리를 한다. 농한기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정리하며 다음 해를 준비한다. 먹고, 자고, 일하는, 단순명쾌하고 건강한 생활. 자연과 함께 일하고 자연과 함께 충전하는 시간 속에서, 부부는 일상을 계속하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것을 추구할 힘을 기르고 있는 것 같다.
 
다마무라 씨와 부인이 처음부터 이런 ‘진짜 농사꾼’의 삶을 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도심을 벗어난 별장지에서, 원고를 써서 팩스로 도쿄로 보내고, 적당히 산책이나 하면서 자연을 즐기자는 것이 이들 부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한지 3년, 다마무라 씨가 심각한 간염에 걸렸다. 그후 꼬박 2년을 투병 생활로 보내면서, 부부의 마음 속에 있는 노후 생활에 대한 그림이 조금씩 변했다. 다마무라 씨가 투병하는 사이 부인이 원예 농장에 다니면서 종종 야생화, 채소, 허브 등을 가져왔는데, 두 사람은 이를 접하면서 생명이 나고 자라는 시골 생활을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음에 꼭 드는 부지를 찾아다니는 데 2년, 설계와 건축을 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시공 회사를 끼지 않고 업자 선정에서 건축자재 조달까지, 부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직접 다 했다. 제대로 모르고 시공한 벽난로 때문에 온 집안을 연기로 채우기도 하고, 공사 일정이 밀려버리는 바람에 예전 집을 비운 다음 잘 곳이 없어 허둥지둥 방 한칸만 먼저 단장해서 지내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고생한 만큼 아늑하고 든든하게 완성된 집은, 그 후 20년 가까이 되는 동안 부부의 보금자리와 손님맞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많은 직업을 갖고 있는 다마무라 씨지만, 생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농사다. 돕는 사람도 몇 있지만, 밭 갈기부터 수확까지 전부 부부가 직접 나선다. 재배하는 작물은 주로 채소, 허브, 와인용 포도인데, 채소가 가장 많다. “도대체 재배하는 채소 종류가 얼마나 됩니까?” 하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을 정도다. 토마토만 해도 품종별로 10종쯤 재배하고 있고, 호박만 해도 7종, 피망도 10종이 넘는다. 오이, 당근, 양상추, 감자, 가지, 콩, 옥수수, 시금치는 물론이고 블루베리, 라즈베리, 블랙 커런트 같은 과실류에다 집 옆 숲에서는 버섯까지 키운다.
이 중에서 다마무라 씨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고추다.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라는 하바네로, 콜럼버스가 발견한 야생종 고추에 가장 가깝다는 테핑, 상큼한 향이 매력적인 할라피뇨 등 15종이 넘는 품종을 갖추었다고 한다.
  

                     <다마무라 씨에게 글이 일이라면 그림은 놀이다. 전시회 작품을 준비하는 다마무라 씨. ⓒ뮤진트리>

허브도 만만치 않다. 약 800평의 밭에서 자라는 허브가 수십 종은 된다. 손도 많이 가고 전문지식도 필요한 일이다. 허브 재배에 대해 다마무라 씨는 <전원의 쾌락> 한 자락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허브 재배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주 로맨틱한 일로 생각하는데, 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이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여름, 캐모마일이 만개해 꽃을 딸 시기가 되면 놀러온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청할 때가 있다. 그런 부탁을 하면 특히 여자 손님들은 무척이나 기뻐하며 다들 손에 앙증맞은 바구니를 들고 레이스 달린 밀짚모자를 쓰고(적당히 홀려서 일을 시키기 위해서 이 정도 소도구는 마련해놓았다) 발걸음도 가볍게 허브가든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조그만 국화처럼 생긴 꽃의 머리를 하나씩 똑똑 따는 것쯤이야 간단하지만, 아무리 따도 줄어들지 않는 고랑. 조그만 바구니를 가득 채우려면 두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땀은 나고 목은 마르고, 이때쯤이면 ‘허브 꽃을 따는 여인’이라는 낭만적 환상에 젖어 있던 여인들은 ‘이게 폼이 아니라 진짜 노동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허브도 만만치 않다. 약 800평의 밭에서 자라는 허브가 수십 종은 된다. 손도 많이 가고 전문지식도 필요한 일이다. 허브 재배에 대해 다마무라 씨는 <전원의 쾌락> 한 자락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허브 재배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주 로맨틱한 일로 생각하는데, 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이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여름, 캐모마일이 만개해 꽃을 딸 시기가 되면 놀러온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청할 때가 있다. 그런 부탁을 하면 특히 여자 손님들은 무척이나 기뻐하며 다들 손에 앙증맞은 바구니를 들고 레이스 달린 밀짚모자를 쓰고(적당히 홀려서 일을 시키기 위해서 이 정도 소도구는 마련해놓았다) 발걸음도 가볍게 허브가든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조그만 국화처럼 생긴 꽃의 머리를 하나씩 똑똑 따는 것쯤이야 간단하지만, 아무리 따도 줄어들지 않는 고랑. 조그만 바구니를 가득 채우려면 두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땀은 나고 목은 마르고, 이때쯤이면 ‘허브 꽃을 따는 여인’이라는 낭만적 환상에 젖어 있던 여인들은 ‘이게 폼이 아니라 진짜 노동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농사가 다 순조롭기만 한 것도 아니다. 1994년에는 프랑스 요리에 많이 쓰이는 뿌리 셀러리와 이탈리아 요리 재료인 회향 모종을 잔뜩 준비했는데 심각한 물 부족으로 결국 하나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한다. 잘 된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이렇게 많은 작물들을 때를 놓치지 않고 키우고 수확하려면 들어가는 노력은 보통이 아니다.

                                                            <수확한 토마토를 들어 보이는 다마무라 씨. 
                              빌라 데스트의 농원에서는 10종도 넘는 다양한 품종의 토마토를 재배한다. ⓒ뮤진트리>


하지만 부지런히 일한 만큼 수확의 즐거움과 휴식의 기쁨도 크다. 저녁이면 석양이 한 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주방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한 음식과 직접 담근 와인을 맛본다. 마음 가는 대로 블렌딩한 허브티나, 밭에서 잘라낸 허브 가지를 삶은 물로 즐기는 로즈메리 탕도 빼놓을 수 없다. 농사가 끝난 겨울 문턱 숲에 들어가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요리를 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별미 중의 별미다.

이런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다마무라 씨는 생활 전체를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일하고, 먹고, 웃고, 쉬고, 삶을 즐긴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열심히 일하다가 석양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해가 지고 나면 푹 잠든다. 흙이 움직이는 동안은 부지런히 일하고, 땅이 얼어 잠드는 겨울에는 마음 놓고 쉰다. 자연과 어우러질 때, 사람은 성실하게 살면서도 여유를 지니게 되는 모양이다. ‘항상 바쁘고 초조하지만 게으른’ 도시인들로선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장식을 만들 찔레 덩굴를 모으고 있는 다마무라 부부. ⓒ뮤진트리>

“밤마다 항상 '오늘도 계획했던 일의 반도 못 마쳤구나...' 하고 반성하지만, 그런 날도 열 번쯤 계속되다 보면 열흘 치의 성과는 남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싹이 난 풀이 열흘 후면 열흘 치만큼 성장해 있는 것처럼.”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전원의 쾌락

다마무라 도요오 | 박승애 옮김

뮤진트리 2010.07.22


이진의 기자 (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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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동 납치성폭행범 김수철이 범행 전 음란동영상 52편을 봤다는 보도가 나왔다. 많은 매체들이 일제히 이를 헤드라인으로 다루며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를 범행과 연결하는 해석도 많았다. 연쇄살인이나 성폭행범을 다룬 TV·영화 등은, 이와 같은 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대안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범죄 수법을 가르치고 모방범죄를 부른다는 비판도 있다. 폭력적인 매체와의 접촉은 정말 폭력으로 이어질까? 이 해묵은 논쟁은 수없는 공방을 거치고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직 사건기자이자 형사사법학자인 한남대학교 이창무 교수의 견해를 소개한다.

 


영화나 TV가 범죄를 유발할까?

이창무(한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국내에서 지난 1996년에 개봉한 영화 <히트(Heat)>는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를 비롯한 할리우드 유명스타들이 대거 출연하여 꽤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단 작품으로, 요즘도 가끔 케이블TV를 통해 재방영되곤 한다. 그런데 <히트>는 영화에서만 히트한 것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도 히트한 작품이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빛은행 중랑교지점 은행강도 사건은 영화 <히트>가 교과서 역할을 했다.

이 은행을 털었던 4인조 은행강도들은 영화 <히트>를 여러 차례 보며 치밀한 범행계획을 세웠다. 한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쓰듯이 범행 계획서까지 작성했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범행에 사용할 자동차와 번호판을 훔치고, 군부대에서 소총과 실탄을 탈취하고, 은행 주변을 여러 번 사전 답사하고 나서 실제 범행에 들어갔다.


범죄 영화나 드라마를 본뜬 모방범죄들

2007년에 인천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은 유독 치를 떨게 만든 범죄로 기억하는데, 당시 숨진 초등학생의 아버지는 그해 상영된 영화 <그놈 목소리>를 언급하면서 "우리 아이가 사악한 모방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유괴범은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지만, TV·신문 등의 각종 매체들에 실린 영화 소개나 동일 사건을 심층 보도한 TV 시사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당시 유괴사건의 내용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꼭 <그놈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공중전화를 이용한다든가 약속장소를 수차례 바꾸든가 하는 수법이 모방된 것을 보면, 언론이건 영화건 간에 미디어가 범죄수법의 교사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20명 넘게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 유영철도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온 경찰신분증을 보고 신분증을 위조하고, 또 어떻게 하면 경찰 수사망에 걸리지 않을지를 연구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영화나 TV를 본 뒤에 실제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는 이 외에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친구>가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을 당시, 이를 본뜬 모방범죄가 속출했다. 심지어 학교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를 칼로 찔러 죽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이 상영된 뒤에는 실제로 주유소를 터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또 이미 10여 년 전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1994년에 아버지를 죽인 박한상도 귀국 비행기에서 영화 <드레스드 투 킬>을 보고 토막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CSI>, <크리미널 마인드>, <프리즌 브레이크>를 비롯한 여러 범죄수사드라마들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 이들 드라마는 특히 전문적이고 철저한 고증과 치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무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일반 관람객이나 시청자들이 이 같은 범죄 영화·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는 반면, 범죄와 싸워야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숙제를 떠안고 있다.
"범행 현장에 가면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요. 지문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저런 범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니까요." 오랜 범죄수사 경력을 자랑하는 어느 베테랑 형사의 말이다. "최근에 <CSI> 열풍으로 과학수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그 후유증이 정말 심각해요. 새로운 범죄수법은 물론이고 경찰의 수사기법까지 너무 자세하게 소개하니까 말이죠."
얼마 전에 붙잡힌 연쇄살인범 강호순 역시 몸싸움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톱에 자신의 살점이나 머리카락이 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해자의 손톱을 모두 자르는가 하면, 경찰이 인터넷 검색내용을 조사하자 자신의 컴퓨터를 새로 포맷하기도 했다. 사건을 맡은 경기경찰청 폭력계장은 "마치 미국의 범죄수사드라마 <CSI>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행동요령을 학습한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중앙일보』2009년 1월 28일자 보도)


모방범죄를 일으키는 네 가지 요인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범죄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를 감독한 제임스 캐머런은 "설사 모든 사람들이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같은 영화만 본다 해도 쇠톱으로 사람의 머리를 자르는 범죄는 발생할 것"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면서 폭력과 전혀 상관없는 영화만 만든다고 살인이 없어지겠느냐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방범죄는 영화나 TV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국의 학자 조지 컴스탁(George Comstock)은 범죄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모방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네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효험성이다. 모방범죄가 생길 가능성은 영화나 TV에서 살인이나 범죄행위가 결국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느냐에 달려 있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경찰이 출동하고 그렇게 난리법석을 떨었는데도, 결국 노마크, 딴따라 등의 범인들은 챙길 것 다 챙기고 스포츠카까지 타고서 유유히 사라진다. 오랜 기간 국민 위에 군림해 온 경찰이 온갖 망신을 다 당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 내지 고소함을 안겨주었을 수도 있지만, 처벌의 모습이 없는 영화나 드라마는 모방범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매우 크다.
둘째 요인은 정당성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의 범죄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따라 모방범죄의 발생 가능성이 결정된다. '그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나라도 그렇게 했겠다', '잘 죽였어' 하는 생각이 들면서 범인의 행동이 마음속으로 정당화되면 모방범죄의 가능성이 커진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범인들은 하나같이 왜곡된 사회구조의 피해자들이다. '이유 있는 반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레옹>에서 레옹은 살인청부업자다. 부모 잃은 소녀 마틸다를 위해 경찰을 비롯하여 숱한 사람을 죽인다. 돈도 안 받고, 그래서 관객들은 레옹에게 더욱 끌린다. 프랑스 영화 <루지탕>에서 알랭 드롱 역시 은행을 털어 자신과 같은 집시들을 돕는다. 의적인 셈이다. 의리 있고 잘 생기고 멋있으니 따라 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이다.
셋째, 관련성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장면이 현실과 잘 맞아떨어질수록 모방범죄의 가능성은 커진다. 또 영화나 드라마 속의 주인공과 자신의 입장이 비슷할수록 쉽게 모방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영화 <히트>에서 로버트 드니로는 이제 은행강도 생활을 접고 정착하려 했다. 마지막 한탕만 멋지게 하고서 뉴질랜드로 날아갈 계획이었다. 한빛은행 중랑교지점 은행강도들도 한탕을 노렸다. 로버트 드니로 일당이 준비한 것처럼 치밀하게 계획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들은 은행으로 달려갔다. 총을 든 채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나 TV를 보는 관객의 민감성이다. 충동적인 성격의 관객일수록 모방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똑같은 영화나 관객일수록 모방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똑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그 안에 쏙 빠져들었다가도, 끝나고 나서 밝은 곳으로 나오면 다시 냉정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마치 폭약 심지에 불을 붙여주기만 기다리는 것 같은 태도로 영화나 TV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교도소에 들어가도 이런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TV방송이 시작되면서 범죄율이 급증했다

범죄 영화나 드라마가 범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를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갑자기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있었는데, 범죄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서 이런 방법이나 기법을 사용하면 잡히지 않고 범행에 성공하겠구나 하는 믿음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범죄 영화나 드라마가 범죄의 동기요인으로 직접 작용한다기보다는 주로 범죄기법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범죄 영화나 TV드라마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미디어와 범죄의 상관성을 줄곧 연구해온 레이 슈레트(Ray Surette) 같은 학자는 영화나 TV가 어떤 형태로든 범죄에 확실히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설령 완벽한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을지라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범죄 영화를 접하는 곳도 주로 TV라는 점에서, TV의 영향력은 더욱 중요하다. TV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많이 연구되어왔는데, 그 가운데 특히 재미있는 것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캐나다, 미국을 비교 검토한 브랜드 센터월(Brandon Centerwall)의 연구를 들 수 있다. 남아공은 백인 지배하에 일찍이 서구화된 나라다. 그러나 놀랍게도 1975년 이전에는 그곳에 TV방송이 없었다. 흑백 인종갈등으로 인해 수십 년간 TV 도입을 제도적으로 막아왔기 때문이다. 1937년에 영국 BBC방송이 세계 최초로 TV방송을 시작한 이래 거의 40여 년간, 남아공에서는 TV를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센터월은 미국과 캐나다가 남아공보다 수십 년 빠르게 TV방송을 시작한 점에 착안하여, 미국과 캐나다, 남아공의 범죄율을 비교했다. 이때 남아공의 흑인이 미국이나 캐나다의 흑인들과 상당히 다른 조건에 놓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비교대상은 오로지 세 나라의 백인들로 한정했고, 통계는 가장 정확한 범죄통계로 인정받는 살인율에 국한했다.

1945년에서 1974년 사이에 미국의 살인율은 93%, 캐나다의 살인율은 92%가 늘었다. 반면 TV가 없었던 남아공에서는 살인 범죄율이 오히려 7%로 줄었다. 이 기간의 경제성장은 세 나라 모두 비슷했다. 캐나다가 124%의 경제성장률을 보였고, 미국이 75%, 남아공은 86%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또한 살인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령분포, 도시화, 술 소비량, 사형제도 여부, 총기휴대 합법화 여부 등의 모든 요소를 검토했지만, 세 나라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유일한 큰 차이는 TV가 있고 없고의 차이였다.
센터월은 보다 정확한 연구를 위해 미국의 지역별 살인율을 조사했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은 TV방송을 시작한 시기가 지역에 따라 달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TV방송을 먼저 시작한 지역의 살인율이 TV방송을 아직 하지 않고 있던 지역의 살인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센터월은 인종별 살인율의 변화 추이도 살펴보았다. 당시 미국 백인들은 흑인을 포함한 소수인종들보다 평균 5년 정도 TV 구입이 빨랐다. 미국에서 백인의 살인율은 1958년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살인율 증가는 4년 뒤에 나타났다. TV가 특히 아동기에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범죄율의 급격한 증가는 10여 년 정도의 지체효과를 지니게 된다. 미국이 상업 TV방송을 1950년에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범죄율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TV는 분명 범죄를 촉진한다.

어린이들이 폭력성 강한 TV프로그램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면 폭력에 대한 저항심리가 약화되어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뉴욕주립정신의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소아기에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수록 범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에 뉴욕 주의 어린이 70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TV시청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어린이들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전반까지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비율이 9.1%였지만, 시청 시간이 1~3시간인 어린이들이 나중에 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28%, 3시간 이상은 39.9%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의 소아과 전문의 로버트 세지(Robert Sege) 박사는 TV의 위험성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TV는 행동을 모방하고 배우는 어린이들이 그대로 수용하게 된다."

물론 TV방송이 범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TV방송이 없던 100년, 500년 전에도 범죄는 분명 존재했다. 이처럼 범죄와 TV의 완벽한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지만, TV가 범죄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범죄 동기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TV방송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범죄 동기가 충분한 사람들에게는 범죄를 실행에 옮기도록 만드는 유혹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범죄 관련 내용이 TV를 통해 방영될 때 많은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보고 지나가지만, 일부는 '저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겠구나'라든가, '저러면 잡히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순간의 생각은 신념같이 굳어지고 결국 범행으로 이어진다.


대기오염을 이유로 모든 공장의 문을 닫을 수는 없는 것처럼, 범죄를 이유로 TV방송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여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듯이, TV방송도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걸러내야 한다. 지금도 물론 시청자 감시 프로그램 등이 존재하지만, 시청률이 곧 신(神)인 현실에서는 아직 공허한 몸짓에 불과하다.


<이 기사는 (주)메디치미디어와의 협의를 거쳐 아래 책에서 발췌 작성하였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패러독스 범죄학

이창무

메디치미디어 2009.06.23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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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돈과 재물을 갖고 있어야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손을 잡아주고, 살며시 안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눈과 귀와 입, 손과 다리와 머리와 가슴이 있으니까요.

 

 

 

 




 
<이 기사는 고래이야기와 협의를 거쳐 아래 책에서 발췌 작성하였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레이프 크리스티안손 | 김상열 옮김

고래이야기 2010.04.13

정다운 기자 (dawn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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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아들에서 눈먼 노숙자로, 노숙자에서 베푸는 삶으로...
이청준 소설<낮은 데로 임하소서> 속 실제 주인공, 안요한 목사의 삶과 세상

그는 가난한 목사의 아들이었다. 그는 고생에 찌든 목회자의 삶도,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는 성경 내용도 싫기만 했다. 아버지의 뜻대로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지만, 결국 박차고 나와 세상에 뛰어들었다.
한때는 인생이 차곡차곡 풀렸다. 가정도 이뤘다. 그런데 나이 서른일곱에 갑자기 원인 모를 눈병이 그를 덮쳤다. 병원도 약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속수무책으로 시력을 빼앗겼다. 때는 1975년,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순식간에 살 길이 끊어지고,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 몇 번의 자살 시도도 실패로 돌아간 후, 그는 노숙자로 전락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본 새 빛
삶의 의미는 가끔 삶 그 자체보다 질기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 그에게 내밀어진 손은 높은 곳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수개월의 노숙 생활 끝에 흘러든 서울역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살아가던 고아 소년들이 그를 가족처럼 보살펴주었다.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의 외롭고 힘겨운 처지를 들으며, 그는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온 과거의 삶을 한없이 후회했다. 

어느 날 그가 무심코 옛날에 학교 선생님이었다는 말을 하자, 배움에 목말랐던 아이들이 그에게 매달렸다. “저희는 선생님이 필요해요, 저희 선생님이 되어 주세요!”

그는 그 순간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준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의 고난이 모두 이를 위한 것이었다고 느꼈다. 구두닦이 소년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편지로 해외 선교단체에 후원을 구해 겨우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눈뜬 이들을 이끄는 귀감이 되다
1978년, 한국 신학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아이들과의 약속대로 ‘진흥야간중학교’란 이름으로 야간학교를 시작,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맹인선교회를 설립하고 맹인들을 위한 잡지 ‘점자 새빛’을 발행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노숙자,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받았던 사람이 누구보다도 더 세상에 베푸는 사람이 된 것이다.

1981년, 소설보다 더 기구하고 감동적인 그의 인생 역정을 바탕으로, 한국 소설의 거장 이청준이 전기소설을 발표한다. 기독교 소설이면서 비기독교인에게도 폭넓은 호응을 얻고, 영화로 만들어져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을 받기도 한 실화소설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바로 그 작품이다. 그의 이름은 안요한이다.

삶이 계속되는 한 소명은 끝나지 않는다.
소설 <낮은 데로 임하소서>가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며 100쇄가 넘게 발행되는 동안, 그 주인공 안요한 목사 역시 꾸준하게 목회활동과 복지사업을 펼쳐왔다. 무작정 사업 규모를 욕심내는 것이 아니라, 맹인 부부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소, 맹인 양로원 등을 세우거나 맹인성가대와 풍물단, 핸드벨연주단을 창단하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 사업들이었다. 

시련도 있었다. 애써 입주한 회관에 화재가 나 건물이 홀랑 불타버리기도 하고, 시설을 세우는 과정에서 동네 주민들의 맹렬한 반대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항상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고, 약해질 때 꺾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스스로의 신앙이 있었다. “처음 시각장애인이 되고서 남의 집 대문 앞에서 구걸을 하던 때 생각을 하면 (지금은) 감사 외에 덧붙일 말이 없다”는 것이 안 목사의 말이다. 

최근 안 목사는 그간의 이야기를 모아 <낮은 데로 임하소서, 그 이후>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을 펴냈다. 안 목사가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진흥야간학교와 새빛선교회를 설립한 이래 30년간 울고 웃었던 일들이 진솔한 신앙고백과 함께 꽉 들어차 있다. 몸 성하고 돈 가진 이들도 하기 어려운 일들을 30년을 한결같게 계속해온 그의 삶은 종교를 떠나 사람들을 숙연하게 한다. 다들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스펙을 쌓네 경쟁을 하네 하며 허덕이는 이 시대에, 안 목사야말로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홀로 빛을 보는 이인지도 모른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출처로 하여 뉴스인북 편집단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낮은 데로 임하소서, 그 이후

안요한

홍성사 2010.07.01

이진의 기자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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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서 이제 맞벌이 부부가 10년을 벌어도 30평이 넘는 집을 구매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도 하고 건설회사의 높은 분양가와 부당 이득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바로 당신이다.

많은 사람들은 어딘가에 '투자'하지 않고 일만 해서 돈을 모으는 것을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뒤떨어질 수 없다면서 높은 이자를 물더라도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한다. 혹은 아예 부동산 투기로 나서기도 한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니 당연히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이렇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매장 임대료도 올라가고 물가도 올라간다. 학원 임대료가 높아지니 학원비도 올라간다. 월급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려워졌다. 물가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숨만 쉬어도 300이다.' 

숨만 쉬어도 300. 아무리 애를 써도 월 300만 원은 생활비로 들어간다는 2010년의 속담이다. 결국 우리가 자신만 생각해서 올려놓은 집값 때문에 다시 우리가 고생하게 된다. 우리 집값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집값이 올라갔기 때문에 이젠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 우리가 은퇴할 때까지 채무자로 살면서 집값을 갚아야 하는 처지로 만든 것은 바로 '우리'다. 나만 잘살자는 생각이 결국 나도 못 사는 현실을 만들었다.

나를 키우는 행복한 부메랑 – 관대함

이런 현실을 깨우치는 좋은 글이 있다. 1분 정도의 시간으로 당신의 생각과 우리의 현실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모두의 행복을 위해 고민을 시작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글이다. 

마을에서 가장 우수한 옥수수를 키우는 농부가 있었다. 그의 옥수수는 항상 맛이 좋았고, 마을에서 나는 것 중 최상품이었다. 그래서 마을 농작물 경연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우승을 독차지하였다. 경연이 끝날 무렵이면 그는 내년에 심을 씨앗 옥수수를 골라냈다. 그런데 그는 그 대부분을 자기 마을 농부들에게 다시 나누어 주었다.
“왜 나눠 주는 겁니까?”
누군가가 그에게 물었다.
“당신 혼자 최고 품질의 옥수수를 갖고 싶지 않으세요?”
그러나 그 농부는 “이게 바로 나를 위한 일인걸요.”라고 대답하였다.
“내 옥수수는 벌과 다른 지역에서 부는 바람이 수분(受粉)을 시켜 주거든요. 그래서 만약 벌과 바람이 나쁜 옥수수 화분을 가져오면 내 것도 나빠지게 되죠.”

그 농부는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한 일은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세상의 상호 의존성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말했듯이 “우리는 모두 다른 배를 타고 이 세상에 왔는지 모르나 지금은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다. 게다가 그 배는 아주 작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메리 제인 라이언 | 정선희 옮김

다우출판사 2003.12.15


이진의 기자 (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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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소년, 자유투 2,057개로 세상을 바꾸다
HIV와 싸우는 긍정적 전염, ‘희망의 링’


“네가 좋아하는 게 뭐니?” 한 소년과 수많은 고아들의 인생을 바꾼 최고의 질문

2004년, 미국에 사는 아홉 살 소년 오스틴은 아프리카의 에이즈 고아들의 처지를 전하는 월드비전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돕기 위해 무언가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고작 아홉 살의 어린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하던 중 오스틴과 전화 통화를 하던 월드비전 직원이 물었다.
“오스틴, 좋아하는 게 뭐니?”
“운동을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농구요.”
“그럼 농구로 세상을 바꿔 보는 게 어떨까?”
이 한 통의 전화가, 17개국에서 수만 명이 동참하여 십억 이상의 돈을 모금하고 잠비아에 학교와 진료소를 건립한 <희망의 링(Hoop of Hope)> 운동의 시작이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작았다. 오스틴은 세계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에 학교 체육관에서 기부 모임을 열고, 자유투 한 개를 던질 때마다 1달러씩 기부를 받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열고 친척과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로 기부를 부탁했다. 2004년 12월 1일, 오스틴은 팔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2,057개의 자유투를 던졌고 이렇게 모은 돈으로 8명의 고아에게 후원을 했다. 

이 이야기는 지역 방송국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다음 해 세계 에이즈의 날에는 애리조나뿐만 아니라 애틀랜타,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 여섯 개 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오스틴과 함께 자유투를 던졌다. 그날 하루 모금한 금액은 3만 8천달러에 달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참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났다. 70대 노인이나 자폐증에 걸린 소년, 심지어 18개월 어린아이까지 유아용 농구대로 참여했다. 기부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작년 한 해 동안에만 60만 달러(한화 약 75억) 이상을 모금했다. 기부금은 고아들에 대한 직접 후원을 비롯하여 고아들을 위한 학교, 지역 주민들이 바로 에이즈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진료소 건립 등에 쓰였으며, 두 번째 진료소가 2010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오스틴 구트와인(우측)


절망의 전염 HIV, 희망의 전염 "Hoop of Hope"

지구상에는 많은 전염성 질병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것은 에이즈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의 면역체계가 질병과 싸우는 능력을 잃기 때문에 흔하고 가벼운 질병이나 감염에도 목숨을 잃기 쉽다.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전염성이 아주 강하며 성관계나 혈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에이즈에 걸릴 임산부가 낳은 아이는 에이즈가 전염될 확률이 15~30퍼센트나 되며, 완벽한 치료약은 아직 없다.

에이즈는 당사자의 삶을 파괴할 뿐 아니라, 그 전염성 때문에 순식간에 주변까지 황폐화시킨다. 가난 때문에 진단과 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아프리카에서는 한 사람이 에이즈에 걸리면 배우자도 바로 감염되고, 아이들은 순식간에 고아가 된다. 에이즈로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나머지 에이즈 고아라는 신어가 사전에 등재될 정도이다. 2009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는 1,500만 명의 에이즈 고아들이 있으며, 이중 3/4에 가까운 1,200명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하루에 6,000명, 14초에 한 명꼴로 고아가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의 평균 학생 수가 600명이라고 했을 때 매일 열 군데의 초등학교가 에이즈 고아로 가득 차는 셈이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에이즈의 전염성도 막강하지만, 오스틴과 <희망의 링> 이야기는 서로 돕고 나누는 행위에도 강한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스틴과 그 가족에게는 큰 돈도 스마트한 전략도 없었다. 차고에 만든 사무실과 노트북 몇 대가 전부인 평범한 가족과 아이들에 불과했다. 4분짜리 홍보 동영상을 본 아홉 살 어린이 한 명의 움직임이 세계적인 구호 단체의 설립까지 이어졌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이 가진 전염성의 힘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2007년 12월 19일 워싱턴의 한 스타벅스 드라이브인 매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 손님이 자기 커피 값뿐 아니라 뒤에 있는 사람의 커피 값까지 계산했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는 즉흥적인 행동이었지요. 뜻밖의 친절에 놀란 뒷사람은 자기 뒤에 있는 차의 커피 값을 계산했습니다. 한 사람의 즉흥적인 친절로 일어난 일이 1,112명까지 이어졌어요. 이처럼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전염성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커피만 받고 가버린 1,113번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지도 모르겠지만 요점은 그게 아닙니다.

전염이란 보통 직접 혹은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가 전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견하고 열정을 찾아서 비전을 추구하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따라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나는 희망을 던진다> 중에서, 오스틴 구트와인.

오스틴과 오스틴에게 전염된 사람들은 지금도 희망의 바이러스를 세상에 퍼뜨리고 있다. 오스틴 구트와인이 직접 쓴 <나는 희망을 던진다(Take Your Best Shot, 뜨인돌)>에 자세한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희망의 링> 공식 사이트
http://www.hoopsofhope.org/ 에서는 항상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책을 원출처로 뉴스인북 편집단이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희망을 던진다

오스틴 구트와인 | 장택수 옮김

뜨인돌 2010.05.25


이진의 기자 (
lifein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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